초등학생 100명 중 86명은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의 ‘돌봄 공백’ 상당 부분을 학원이 채우는 상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생 사교육 참여율은 86.0%로 2022년(85.2%)보다 0.8%포인트 늘었다. 중학생(75.4%)과 비교하면 10%포인트가량, 고등학생(66.4%)과 비교하면 20%포인트가량 높다.
초등생 사교육비는 2022년 11조9055억 원에서 지난해 12조4222억 원으로 약 4.3% 늘었다. 초등생 수가 줄었는데도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늘어난 것이다. 초등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6.8% 늘어난 39만8000원이었다.
이를 두고 학교 수업이 끝난 뒤 부모가 퇴근하기 전까지 아이를 돌봐줄 곳이 없다 보니 ‘학원 뺑뺑이’를 돌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년별 참여율을 살펴보면 돌봄이 필요한 초1∼4가 85%를 넘은 반면 초5(83.8%), 초6(80%)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초1, 2의 경우 사교육비 지출액의 절반가량은 예체능, 취미, 교양에 쏠려 있었다. 서울의 한 초등생 학부모는 “맞벌이인 경우 초등 저학년까지는 방과 후 시간을 태권도 학원이나 미술, 음악 학원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돌봄 공백을 학교에서 메울 수 있도록 올해 늘봄학교를 도입했다. 원하는 경우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학교가 아이들을 돌봐주는 늘봄학교는 올해 초1을 대상으로 도입돼 1학기에 2741곳에서 시행 중이다. 2학기에는 전국 초교 6175곳으로 확대한다. 교육부는 단계적으로 대상을 늘려 2026년에는 초교 모든 학년에서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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