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HJ 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비대위 총회에서 이같이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비대위 총회에는 강원대·건국대·건양대·계명대·경상국립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부산대·서울대·아주대·연세대·울산대·원광대·이화여대·인제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한양대 등 20개 의대가 참석했다.
총회에 참석한 20개 의대 중 16곳에서 소속 교수들을 상대로 전공의에 대한 사법적 조치와 의대생들의 유급 및 휴학 위기 시 사직서 제출에 대한 동의 여부를 조사했다. 총회에 참석한 16곳은 찬성 의견이 대다수로 알려졌고, 나머지 4곳은 아직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방재승 위원장은 현장에 남은 의료진만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방재승 위원은 “사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할 것 ”이라면서도 “지금까지는 교수들을 포함한 병원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으로 대학병원이 버티고 있지만 이들로만 버티는 건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의료시스템이 장기간 지속되는 커다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방 위원장은 “학교와 병원을 떠난다는 결정을 발표하는 마음이 무겁고 참담하지만, 더 좋은 방향으로 의료 환경을 바꾸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이 사태를 빨리 끝내는 것만이 무너져가는 필수의료를 살리고, 국민의 더 큰 피해를 막는 길”이라고 밝혔다.
방재승 비대위 위원장은 이날 정부와 의사 단체의 강대강 대치로 의료 시스템이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방재승 위원장은 “그동안 사회적 합의와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필수의료, 지역의료 공공의료를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논의를 제안하고 있으나 정부는 안타깝게도 의사 증원 2000명이라는 숫자에서, 의사협회는 원점 재논의라는 입장에서 한발자국도 물서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와 의사단체를 향해 “2000명이라는 숫자를 정부가 풀어야만 협의가 진행될 수 있다”며 “정부와 의사단체 모두 한 발씩 양보해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 달라”고 밝혔다.
교수 사직 이후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 유지 방안에 대해선 추가적인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방 위원장은 “25일 이후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면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어떻게 할 건지 논의를 더 해봐야 한다”며 “병원별로 구체적 방법을 논의해서 다음주 금요일쯤 의견을 모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교수들이 사직서까지 제출하기로 결정한 것은 현 의료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이 도저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사직서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응급실, 중환자실을 최선을 다해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방재승 위원장은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와 서울대병원 측의 회동에도 함께 했다. 한 총리는 회동 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도 계속 소통하고 서로 좀 더 잘 이해하는 기회를 갖자는 얘기를 했다 ”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방재승 위원장은 “어제 국무총리는 병원 점검차 온 것이다. 나 또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대위원장 자격이 아니라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 차원에서 만난 것이다”며 “한덕수 총리가 정부, 의사, 학생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의견을 주셨고 합심해서 합의점을 찾아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비대위가 사직서 제출일로 결의한 25일은 행정처분 사전통지를 받은 전공의들이 의견 제출을 해야하는 마지막 날과 겹친다. 보건복지부는 병원에 돌아오지 않고 있는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의사면허 정지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는데, 통지서를 받은 전공의들은 25일까지 정부에 의견 제출을 해야 한다. 이날까지 의견 제출이 없으면 정부가 직권으로 면허를 정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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