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국 의대 교수들이 25일부터 순차적으로 사직서를 집단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의대 교수들을 향해 “제자인 전공의들을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으나 절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15일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온라인 회의를 열고 25일부터 각 의대 교수들이 자율적으로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표했다. 비대위에는 20개 의대가 참여했는데 그 중 16개 의대가 사직서 제출에 찬성했다. 앞서 11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가 “18일부터 전원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교수들의 집단 행동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비대위는 의료 대란의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면서도 ‘2000명 증원’은 철회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제발 2000명이라는 수치를 풀어달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뒤라도 진료, 응급실, 중환자실 근무에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대학별 응급실, 중환자실 근무 방침은 25일 추가로 논의한다. 비대위 관계자는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까지는 암 환자 등 응급, 중증환자를 돌볼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들의 사직서가 각 대학에서 실제 수리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앞서 전공의 집단 사직 때도 정부는 각 수련병원에 사직서를 수리하지 말 것을 지시했고 병원들도 이에 따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YTN에 출연해 교수들의 집단 사직은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며 업무개시명령 등 행정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달 20일부터 파업 중인 전공의들을 향해선 “행동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져야 한다”며 수련병원들이 입고 있는 대규모 적자에 대해 추후 전공의들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편 교수들의 집단 행동을 비판하는 병원 내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주영수 국립의료원장은 의료원 연구동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앞서 이 병원 소속 교수들(전문의협의회)이 전공의 파업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낸 것을 겨냥해 “이들의 문제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교수들이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이 절망스럽다”고 했다. 이어 “구성원들과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의 이름을 넣어 성명문을 발표한 것과 앞으로의 비이성적 대응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15일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는 “전공의가 불이익을 받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곡히 바라는 마음이나 혹여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전문의들 역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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