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도시’ 만들기 위해 팔 걷는 서울 자치구
[영등포구] 난청 노인에 무선 보청기 지원
[동작구] 구내 스마트 경로당 5곳 조성
한국은 나이가 들수록 불행해지는 나라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6.5점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30∼49세는 6.6점으로 평균보다 높았지만 60세 이상의 만족도는 6.4점으로 모든 세대 중 가장 낮았다.
노인의 자살률도 다른 세대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2022년 기준 70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78.8명으로 모든 세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체 자살률(25.2명)보다 세 배 이상 높은 것.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서울 자치구가 노인의 행복한 삶을 위해 각종 방안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영등포구(구청장 최호권)는 노인성 난청을 가진 주민들에게 ‘무선 청력 보조기기 사용’을 지원한다. 동작구(구청장 박일하)는 경로당을 디지털화하여 노인들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어르신∼ 이제 잘 들리시죠?”
영등포구는 노인성 난청을 가져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을 돕기 위해 ‘무선 청력 보조기기 사용 지원’ 사업을 한다고 최근 밝혔다.
구에 따르면 난청 노인의 경우 사회적으로 고립될 위험이 2배가량 높고 외부 자극에 둔감해져 뇌 기능 퇴화, 인지 기능 저하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치매 발병의 위험도 높아진다.
이에 구는 민간 기업과 협력해 구내 방문건강관리 대상자 중 노인성 난청을 가진 어르신에게 무선 청력 보조기기 사용을 지원하고, 무료 청력 검사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구는 무선 청력 보조기기 개발 업체인 ㈜유위컴과 손잡고, 테스트 베드 실증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다고도 전했다. 테스트 베드 실증사업은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등 공익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보유한 민간 기업에게 제품 및 서비스를 실증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제품의 상용화를 돕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구는 구에 소속된 방문간호사가 난청 어르신의 집에 방문해 청력 보조기기 사용을 돕고 문제점, 개선점 등을 주기적으로 수집한다는 계획이다.
최호권 구청장은 “이번 사업은 건강 약자와 상생하는 문화를 확산하는 계기”라며 “앞으로도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시도록 민관이 협력하여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경로당이 달라졌어요, 스마트하게!
동작구는 구내 경로당 5곳을 ‘스마트 경로당’으로 조성했다고 최근 밝혔다. 스마트 경로당은 노인들이 건강, 여가, 교육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교육용 키오스트, 스마트 보행기구 등은 설치한 디지털 체험 공간이다.
구는 △노량진1동경로당 △송학경로당 △배나무골경로당 △신남성경로당 △대방중앙경로당 등 총 5개소에 지난 2월 스마트 경로당을 준공했다고 밝혔다.
IoT 기술을 활용해 각종 센서, 응급호출기, 폐쇄회로(CC)TV,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안전·에너지·환경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고 구는 설명했다. 화재나 가스 누출이 발생하면 119 상황실에 자동으로 신고가 들어가는 식이다.
또한 어르신이 겪는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교육용 키오스크도 설치됐다. 병원 진료 접수, 음식 주문, 기차표 예매 등에 필요한 키오스크 사용법을 배울 수 있는 것. 이밖에도 화상회의 플랫폼을 구축해 어르신이 원격으로 율동·노래교실 등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박일하 구청장은 “스마트경로당 조성은 경로당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어르신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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