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여자친구 가슴을 만졌다며 항의한 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10대에게 장기 징역 10년이 확정 선고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병식)는 지난달 2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 군(17)에게 1심과 같은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을 선고했다.
이후 A 군의 변호인이 지난 4일 대전고법에 상고장을 제출했으나 사흘 뒤 A 군의 법정대리인이 상고취하서를 냈고, 지난 13일 A 군도 직접 상고취하서를 제출하면서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이 확정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 군은 지난해 2월 27일 오전 7시 39분경 충남 서산시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친구 B 군과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폭행하고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두 시간 전 이들은 함께 술을 마시다 B 군이 “내 여자친구의 가슴을 만졌다”며 항의하자 몸싸움을 벌였다. 이후 두 사람은 각자 귀가했으나 B 군이 A 군을 찾아와 말싸움했고 A 군이 흉기를 들고 나와 B 군의 허벅지를 찌른 후 얼굴을 수차례 때려 살해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허벅지를 찔러 죽게 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흉기를 휘두른 뒤에도 주먹으로 얼굴 등을 강하게 가격하는 등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어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 흉기에 찔려 쓰러진 피해자가 살려달라고 애원했음에도 머리와 얼굴이 함몰될 정도로 가격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17세 소년에 불과하고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장기 10년, 단기 5년을 선고했다.
이후 검찰과 A군 모두 1심 판결에 대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과 비교해서 양형 조건 변화가 없고 원심은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선고해 원심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범행 당시 만 16세의 미성숙한 소년이었던 점, 유족에 적지 않은 금액을 공탁한 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모두 살핀 원심은 정당하다. 모든 사정이 원심에서 고려된 사항으로 형을 달리할 정도로 조건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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