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5863억 원 들여 복원사업
공원 빙 둘러 1.1km 길이 물길… 뱃놀이 할 수 있게 선착장 설치
서쪽엔 산책로, 남쪽엔 야외광장… 박물관-상점 유치해 볼거리 마련
민간 주도 재개발로 사업비 조달
울산시가 1920년대 태화강 제방 축조로 사라진 학성공원과 태화강을 이어주던 물길을 복원한다. 역사성을 되살리고 휴식과 여가, 문화,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울산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학성공원 주변을 360도 수로(水路)로 둘러싸는 ‘학성공원 물길 복원사업’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학성공원은 임진왜란 때 전투를 치른 역사의 현장으로, 일대 물길은 약 400년 전 태화강을 거쳐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수상교통 중심지이기도 했다. 시는 우선 학성공원 둘레를 따라 순환하는 길이 1.1km, 너비 10m 규모의 물길을 조성하고, 그곳에서 노를 저으며 뱃놀이를 즐기는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약 300m 간격으로 4개 선착장을 만들고 물길 위로 7개 보행교를 설치한다.
학성공원 서쪽으로는 숲과 공원, 물길을 따라 걷는 산책로를 만들고, 계절별 테마정원을 조성해 사계절 걷기 좋은 힐링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남쪽에는 페스타 광장과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 페스타 야외광장에는 학성공원 물길 복원의 역사적 의미를 알리는 전시 체험공간을 만든다. 지하 1층과 지상 3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해 ‘국립성곽박물관’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 건물의 지하로 나가면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가는 수상택시 선착장과 연결되고, 지상으로 나가면 뱃놀이 선착장으로 이어진다.
북쪽과 동쪽으로는 유럽풍의 야외 수변 공간에 상점과 푸드트럭 등을 배치하는 등 멋과 맛이 살아 있는 감성 거리로 조성한다. 목표는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일본 구라마키 미관지구와 미국 샌안토니오 리버워크 같은 도시공간이다. 물길은 태풍이나 집중호우 발생 시 빗물을 저장하는 저류지로 활용할 수 있어 침수 피해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사업으로 시는 생산유발효과 155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657억 원, 약 1000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막대한 예산 확보다. 시는 5863억 원을 사업비로 추산했다. 이 중 보상비가 3963억 원에 달하고 공사비는 122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는 민간 주도의 학성동 재개발 사업을 통해 사업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개발이익 환수 방식으로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학성동 일원은 30년 이상 노후된 저층 건물이 대부분을 차지한 데다 인구와 사업체까지 급격히 줄어들면서 도심 슬럼화 현상이 심각하다. 과감하고 창의적인 도시계획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다.
울산시는 건축물의 용도, 건폐율, 용적률 등을 크게 완화하는 국토교통부의 ‘도시혁신구역’ 제도 등을 활용해 학성동 재개발 사업의 경제성을 높여 민간투자를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사업 기간은 짧으면 5년, 길게는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도시 개발을 통한 민간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투자자로부터 개발이익을 환수해 쇠퇴해 가는 학성공원 일대를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울산 대표 수변으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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