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외곽후원조직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의 회계담당자가 20일 “먹사연이 송 전 대표의 정책에 관여한 것은 소장의 일탈”이라고 증언했다.
먹사연 회계담당자 박 모 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 심리로 진행된 송 전 대표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대답했다.
박 씨는 2021년 전당대회 당시 경선 캠프의 회계 담당자를 맡았다. 박 씨는 특히 먹사연을 통해 기업인 등에게 송 전 대표를 위한 기부금을 끌어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해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송 전 대표를 만나 증거인멸을 모의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날 증인신문에서 “2020년 1월 이 모 씨가 소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먹사연이 송 전 대표의 공약 개발을 시작했느냐”고 물었고 박 씨는 “정책 개발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 씨는 2020년 1월부터 다음 해 말까지 먹사연 정책연구소장을 지냈다.
이어 검찰이 “검찰 조사에서는 이 씨가 오면서 본격적으로 송 전 대표의 정책을 개발해 줬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박씨는 “그건 이 씨가 송 전 대표를 좋아하고 오래전부터 멘토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씨의 일탈처럼 이뤄진 느낌”이라고 답했다.
검찰이 “연구소 이름을 걸고 한 것은 모른다는 취지냐”고 되묻자, 박씨는 “네”라고 밝혔다.
박 씨는 이날 송 전 대표의 경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먹사연 자금과 관련한 이야기를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먹사연을 통해 캠프 자금을 관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총장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2021년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며 “이 전 부총장이 증인과 통화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먹사연 돈 관리를 박 씨가 하고, 정리하는 건 이 씨에게 옮겼다고 들었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어이가 없다”며 “이 전 부총장과 사이가 안 좋았기 때문에 저런 통화를 할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이 “이 전 부총장이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는데 증인에게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다시 묻자, 박 씨는 “전혀 모르겠다”며 “이 전 부총장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답했다.
송 전 대표는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 원을 받고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 시설 청탁을 받으며 4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1년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는 이성만 무소속 의원과 사업가 김 모 씨로부터 각각 1000만 원과 5000만 원의 불법 자금을 받아 경선캠프 지역 본부장 10명과 현역 국회의원 20명에게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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