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철도 연장-신설 계획 발표
42개 노선에 40조7000억 투입
“교통복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
국민의힘 “현실성 부족” 지적
현재 경기 북부 지역은 고속철도(KTX)가 서는 정차역이 고양시 행신역밖에 없다. 이 때문에 대규모 택지 개발이 진행 중인 파주시 등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파주시민 홍모 씨(42)는 “KTX를 한번 타려면 집에서 차로 30분 이상 행신역까지 가거나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에서 갈아타야 해 불편하다”고 했다. 경기도는 도민들의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KTX를 종착역인 행신역에서 파주시 문산역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 남부 지역에 ‘반도체선’ 신설 추진
도가 도민들의 교통 편의를 높이기 위해 42개 노선에 645km의 철도를 연장하거나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경기도 철도 기본계획’(2026∼2035년)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경기도 철도사업 추진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마련된 이번 계획은 고속·일반·광역철도 27개 노선과 도시철도 15개 노선을 포함하며 투입되는 비용만 약 40조7000억 원에 달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단순히 노선을 늘리고 속도를 높이는 것만이 아니라 도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먼저 경기 북부 지역의 철도를 대폭 늘려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우선 KTX 정차역을 파주 문산역까지 늘리고 수서고속철도(SRT)는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을 이용해 도봉산역에서 의정부역까지 연장한다.
또 지난해 말 개통해 단선으로 운영 중인 경원선 동두천∼연천(20.9km) 구간을 복선화하는 등 일반철도도 4개 구간을 더 늘리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경기 북부 지역에서도 ‘전국 반나절 생활권’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남부엔 ‘용인 처인구 남사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원삼 반도체 클러스터∼이천 부발’을 연결하는 ‘반도체 철도 라인’ 43km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도는 이 반도체선을 서쪽으로 연장해 화성 전곡항까지 연결하는 경기남부동서횡단선도 검토할 예정이다. 국가산업단지는 삼성전자가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20년간 300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곳이다. 도 관계자는 “삼성의 투자로 간접 생산 유발 효과는 약 400조 원, 고용 유발 효과도 약 160만 명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철도 라인을 만들어 지역산업 발전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도민의 서울 출퇴근 편의를 위해 신천∼신림선 등 광역철도 10개 노선도 개선한다. 도시철도로는 동백∼신봉선과 판교∼오포선 등 12개 노선을 제시했다. 동백∼신봉선은 도민 청원으로 접수돼 추진 중이며 판교∼오포선은 광주에서 성남으로 연결하는 국지도 57호선 태재고개의 상습 정체를 줄이기 위한 노선이다.
● “현실성 떨어져” 비판도
그러나 도의 계획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추진되려면 정부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과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 등에 반영돼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논평을 통해 “국토교통부와 일말의 협의 없이 한마디로 현실성 없는 의견만을 내세운 ‘속 빈 강정”이라며 “내로남불의 끝판왕인 김 지사는 더 이상 경기도와 도민을 선거판에 이용하지 말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공청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며 “국토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등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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