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주 미복귀 전공의 행정처분을 예고하고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 소환 조사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의협이 “공권력을 이용한 정부의 무자비한 탄압을 규탄한다”면서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 비대위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는 지난 20일 전국 의대별 의대정원 증원 배정을 강행해 의료를 되돌릴 수 없는 파국으로 몰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의지를 꺾지 않자 무자비한 탄압을 끊임없이 자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정부는 다음 주부터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무리한 비대위 지도부 소환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탄압의 범위를 점점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비대위 업무를 도와주고 있는 의협 직원들이 참고인으로 줄소환 돼 조사 받았고, 어제는 의협 일반 비대위원 중 한 분이 병원에서 압수수색을 당했다”면서 “오늘은 의협 직원 중 한 명이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당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이어 “도대체 대한민국이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국가가 맞느냐”면서 “절차와 원칙을 지키는 국가가 맞느냐. 아무리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탄압해도 의사들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의 정책 강행이 무리한 것이라는 사실을 국민들도 알아가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정부는 잇따른 망발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비대위는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이 전날 해부 실습용 기증 시신(카데바)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의대 간 카데바 공유와 수입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시신을 기증해 준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모욕했다”면서 “고인의 뜻에 반한 시신 공유가 윤리적·사회 통념상 가당키나 하냐, 시신을 함부로 대하는 것이 법적으로 얼마나 중죄인지 알고 내뱉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박 차관은 22일 업무개시명령에 응하지 않고 병원에 복귀하지 않아 면허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전공의들에게 해외의사 취업을 위한 비자 발급에 필요한 보건복지부 추천서를 발급해 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행정처분 받은 경력만 있어도 추천서를 써주지 않겠다는 말로 들린다”면서 “하지만 현재는 규정상 행정처분 기간이 끝나면 언제든 추천서를 신청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주 이전의 자유와 이민이 합법화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해외 취업을 국가가 나서서 규정에도 어긋나게 제한하겠다고 협박에 나서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의사들은 투사가 되어가고 있다”면서 “어떻게든 탄압하고 처벌하면 정부가 시키는 대로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전체주의적 폭력에 의사들은 분연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와 인권을 무시하는 정부라면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아래 세워진 대한민국의 정부가 될 자격이 없다”면서 “의사들을 탄압하고,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현 정부를 정상적인 대한민국 정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정상적인 대한민국 정부가 만들어질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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