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적자 누적에… 병동 통폐합·인력 효율화 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7일 21시 41분


서울대병원 10개·서울아산병원 9개 병동 문 닫아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장기화에 따라 주요 대형병원들이 하루 1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적자에 시달리면서 병동 통폐합 및 인력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전체 병동 60여 개 중 응급실 단기 병동, 암병원 별관 일부 등 10개 병동의 환자를 타 병동에 보내며 통폐합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1000억 원으로 늘리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도 일반병동 56개 중 9개를 폐쇄했으며, 서울성모병원도 일반병동 19개 중 환자가 없는 2개 병동을 비웠다. 세브란스병원은 75개 병동 중 6개 병동을 3개로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병상 가동률과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병원 운영 및 진료 효율화를 위해 일부 병동을 통폐합한다는 입장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통합된 병동 안에서 효율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술과 진료가 줄면서 일부 간호사와 병원 직원은 무급휴가를 사실상 강제당하는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에선 간호사를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서울 상급종합병원의 한 간호사는 “4월에만 우리 병동에서 약 30%의 간호사가 무급 휴가를 신청한 상태”라며 “병동에 환자가 적으면 제비뽑기를 해서라도 쉬는 간호사를 정한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일부 병동에서 ‘마이너스 오프’를 신청받는다고 전했다. 간호사들은 교대 근무로 일하며 휴일인 ‘오프’를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는데 미래에 예정된 휴일을 당겨 사용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마이너스 오프가 누적되면 추후 연차나 퇴직금을 삭감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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