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76·사법연수원 2기)이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로부터 변호사 등록 ‘적격’ 의견을 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사 등록 신청을 받은 서울변회는 최근 ‘적격 의견’으로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관련 서류를 넘겼다. 서울변회 측은 “양 전 대법원장의 경우 관련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며 “변호사법상 등록 거부 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통상 변호사 등록은 각 지방변호사회의 심의를 거친 다음 변협이 등록심사위원회를 통해 결정한다. 양 전 대법원장의 경우 서울변회가 심의를 마친 단계다. 변협이 심사위에서 등록을 허가하면 양 전 대법원장은 변호사로 일할 수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무법인 클라스한결에 고문 변호사로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기소됐던 박병대 전 대법관(67·12기)과 고영한 전 대법관(69·11기)은 1심 진행 중이던 2020년 변협으로부터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 받아 현재 각각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바른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첫 유죄 판결을 받은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경우 서울변회가 변호사 등록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냈으나 변협이 허가한 바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 취임 후 임기 6년간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을 통해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2019년 2월 구속기소 됐다. 당시 사법부의 역점 사업이었던 ‘상고법원’ 도입에 청와대 등의 지원을 받기 위해 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소송 등에 개입하는 등 재판을 로비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 26일 1심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47개 범죄 혐의 모두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항소해 서울고법 14-1부(재판장 박혜선)로 배당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