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발표 후…“해외진출 고려” 의대생 41%로 폭증

  • 뉴시스
  • 입력 2024년 4월 2일 09시 58분


의대생단체 투비닥터 설문조사 결과
생명직결과 희망자도 84→19% 급감
"전공의 수련 필수 아냐" 8.6→67.6%

ⓒ뉴시스
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이후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신경외과 등 진료과(바이탈과)를 희망하는 의대생이 4분의1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전공의 수련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응답도 7배 이상 급증했다.

2일 의대생단체 투비닥터에 따르면 이 단체는 전국 의대생을 대상으로 ‘의대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과 의대생 진로 선택’을 주제로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준서 인천성모병원 외과 교수가 연구 책임자로 참여했으며 설문 조사에는 예과 1학년~본과 4학년 859명이 참여했다.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대생들이 바이탈과 전공의 수련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됐다. 정책 발표 이전에는 응답자의 83.9%가 “바이탈과 전공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정책이 발표된 후에는 19.4%로 급감했다.

“어떤 전공과를 가장 희망하는가”는 물음에는 의대증원 발표 이전에는 내과(17.7%)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신경외과(8.4%), 정형외과(8.2%) 등의 순이었다.

의대증원 발표 이후에는 “전공과목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답변이 37.4%로 가장 많았고, “전공의 수련을 하지 않겠다”(21.2%)가 뒤따랐다. 전공의 수련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이후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밟지 않겠다는 의미다. 필수의료는 소아청소년과(0.3%), 산부인과·응급의학과(각 0.2%), 흉부외과(0.1%)로 0%대였다.

의대생들이 희망 전공과목을 바꾼 이유로 꼽은 것은 ▲과에 대한 부정적 전망(29.3%)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 반대(24.7%) ▲의사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과 존중 부재(20.9%) ▲소송 걱정(11.5%) ▲근본적 원인 해결에 대한 정부 의지 부재(4.0%) 등이다.

“인턴 등 전공의 수련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응답도 정책 발표 전 8.6%에서 정책 발표 후 67.6%로 급증했다.

해외 수련을 고려하는 의대생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의대증원 발표 이에는 해외 진출을 고려 중인 의대생은 1.9%에 그쳤지만 발표 후에는 41.3%로 증가했다. 해외 진출을 고려 중인 국가로는 미국(67.1%)이 가장 많았다.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이유로는 ▲한국 의료 환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79%) ▲처우 개선에 대한 기대(13.1%) ▲ 적절한 보상(4.1%) 등이 꼽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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