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후보가 과거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학생에게 성 상납을 시켰다’고 발언해 논란이 이는 것과 관련, 2일 이화여대 측이 김 후보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3일 이화여대 총동창회가 “김 후보의 사퇴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대 총동창회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김 후보의 발언은 이화의 역사를 폄하했을 뿐 아니라 재학생과 동창생 모두에게 극심한 모욕감을 안겨 줬으며, 동시에 이 나라 여성 전체에 대한 성차별적 혐오를 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는 김 후보가 성평등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없음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라면서 “젠더를 아우르지 못하고 검증되지 않은 자료로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김 후보는 대한민국의 정치 문화를 오염시키며 퇴행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2022년 8월 14일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서 “(김 총장이)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에게 성 상납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화여대는 2일 입장을 내고 “김 후보의 명예훼손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히면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김 후보는 2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이) 발언의 앞뒤를 다 자르고 성(性)과 관련된 자극적인 부분만 편집해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사과를 권고하자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에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이대 재학생, 교직원, 동문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힌 점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올렸다.
한편 위안부가족협의회와 일본군대위안부희생자자료관,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등 위안부 단체들은 3일 오후 김 후보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를 향해 “피해 할머님들의 명예와 인권을 생각하는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 후보를 향한 이 같은 사퇴 요구 목소리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민주당 김민석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 관련 논란에 대해 “김 후보가 진지하게 사과한 것을 확인했다”며 “이후에 본인이 사과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여러 가지 과정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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