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1354일 만에 한국을 떠나는 길. 팬들은 응원과 눈물로 푸바오를 배웅했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가는 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장미원 분수대 일대에서 푸바오 환송 행사가 열렸다. 비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푸바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기 위해 판다 팬 6000여 명이 이곳에 몰렸다. 이날 새벽 4시 반부터 에버랜드 앞에 모이기 시작한 팬들은 오전 10시 개장 시간 이전까지 100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오전 10시 45분. 푸바오가 탑승한 특수 차량이 환송 행사장 안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푸바오 잘 가”를 외치며 눈물을 흘렸다. 우산을 든 팬들은 다른 한 손에 푸바오가 그려진 손팻말을 차량을 향해 흔들었다.
이날 ‘판다 할부지’로 유명한 강철원 사육사는 마이크를 들고 “새로운 터전에 잘 정착할 수 있게 할부지가 곁에 있을게. 10년이 지나도 넌 우리의 영원한 아기 판다야”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푸바오에게 준비한 편지를 읽어 나갔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를 배웅하는 팬들에게도 “푸바오 잘 데려다주고 올게요. 푸바오 잊지 말아 주세요”라고 말했다. 송영관 사육사도 “푸바오와 1354일간 아름다운 이야기에 동참해줘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판다 팬들에게 인사했다. 팬들도 준비한 손편지를 사육사들에게 건넸다.
사육사들이 인사를 마치고 푸바오가 탄 차량이 장미원 밖으로 나서자 팬들이 흐느끼는 소리에 빗소리마저 묻혀버렸다. 팬 수백 명은 차량이 떠난 뒤에도 닫힌 문을 바라보며 30분 가까이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팬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푸바오의 행복을 기원했다. 주말마다 푸바오 사진을 찍으러 에버랜드를 찾았다는 직장인 박미진 씨(32)는 “가족과 사랑을 나누는 모습으로 유대감을 느끼게 해준 푸바오에게 너무나 고맙다. 중국에 간 뒤에도 잊지 않고 소식을 기다리겠다”라며 소회를 전했다.
푸바오 팬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지하철 광고판 등을 주도해온 직장인 나경민 씨(25)는 “그동안 푸바오가 성장 과정을 모두 이겨냈듯 새 환경에서도 잘 나아갈 수 있다고 믿어. 우린 꼭 기억할게”라며 푸바오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푸바오는 강 사육사와 함께 이날 오후 중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중국에 도착한다. 이후 중국 쓰촨(四川)성에 있는 자이언트 판다 보전 연구센터 중 하나인 ‘워룽 선수핑’ 기지에 머무를 예정이다. 앞으로 에버랜드는 중국 관영 CCTV와 협조해 푸바오가 중국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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