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방향의 단층에서 지진이 날 경우 제주 남해안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3일 대만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을 두고 전문가들은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만약의 사태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만은 일본과 함께 소위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대에 위치해 지진이 잦은 편이다. 1999년 9월 21일 중부 난터우에서 규모 7.3의 ‘지지 대지진’이 발생해 2415명이 숨진 것이 대표적이다. 2016년 새벽 남부 가오슝에서는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해 117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전세계 지진의 90% 이상이 불의 고리에서 발생하는데 특히 이날 지진이 발생한 화롄 등 대만 남동부 지역은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판이 맞닿은 경계 지점이다. 이 때문에 판끼리 충돌하며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2018년에도 화롄 지역에서 규모 6.0 지진으로 단층대 바로 위에 있는 건물 4채가 무너졌다.
이번 지진은 한국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대만과 일본 등에서 발생하는 지진이 언제든 국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홍 교수는 “이번 지진 단층은 에너지 전파 방향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향이었다. 그러나 이보다 약간 북쪽에서 발생할 경우는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또 “최근 한반도에 숨은 단층이 많다는 사실이 알려져 기상청 등이 연구 중인데 연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창수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경북 경주시와 포항시 등에서 지진 피해가 발생한 걸 보면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내부에 있지만 판 경계가 자꾸 충돌하다보면 내부 단층에까지 영향을 주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에선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106회 발생했다. 2022년 77회에 비해 37.7% 늘었다. 디지털 지진계가 도입된 1999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발생 횟수(70.8회)보다도 50% 가량 많다. 국내 지진 발생 횟수는 2016년 경북 경주시(규모 5.8), 2017년 경북 포항시(규모 5.4)에서 지진이 발생한 뒤 급격히 증가했다.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2021년 이후 다소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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