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시민단체, 만우절 전날 교통사고 캠페인 공개
횡당보도 옆 벽돌 설치…"도로 위 안전 보행자만의 책임 아냐"
캐나다 벤쿠버에서 시작한 보행자 교통 사고 예방 캠페인이 전세계 누리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캐나다 시민단체 ‘비전 제로 밴쿠버(VisionZeroVancouver)’는 만우절 전날인 지난달 31일 ‘X(옛 트위터)’에 새로운 시험 프로젝트를 실행한다며 ‘보행자 벽돌 횡단 시스템(The Pedestrian Bricks Crossing System)’을 공개했다.
비전 제로 밴쿠버는 교통사고 사망자와 부상자를 0명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캐나다 시민단체다.
이 단체는 캠페인 소개 영상에서 “보행자 벽돌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면 딴짓하는 운전자의 주의를 끌 수 있고, 바쁜 도로 위에서 편안하게 횡단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단체가 설명한 프로젝트 방법은 4단계다. 첫 번째는 ‘벽돌 들기’, 두 번째는 ‘도로 양쪽 살피기’, 세 번째는 ‘벽돌을 위 아래로 흔들면서 운전자들과 눈을 마주치기’, 네 번째는 ‘도로를 건넌 후 벽돌을 맞은편 바구니에 두기’다.
이 단체는 만우절 다음날 캐나다 벤쿠버 그랜빌아일랜드의 한 도로 인근에 실제로 해당 시스템을 설치하면서 “와서 직접 시험해 보라”고 알렸다.
시민들이 크게 호응하자 단체 측은 벤쿠버 웨스트엔드 지역에서 가장 붐비는 교차로로 알려진 벤쿠버 웨스트엔드의 넬슨 거리와 니콜라 거리 간 교차로에도 이 시스템을 설치했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해당 교차로에서 시민들이 길을 건널 때 들고 있을 수 있도록 붉은 깃발을 담은 양동이를 설치한 것에 대한 반향에서 시작됐다. 당시 시민들은 깃발을 설치하는 것은 교통 사고를 줄이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고 도로 위 안전을 보행자에게만 책임진다며 비판했다.
비전제로의 교통안전 관계자인 루시 말로니(Lucy Maloney)는 캐나다 언론 ‘글로벌BC’와의 인터뷰에서 “(벽돌 프로젝트는) 안전하게 길을 건너기 위해 실제로 구걸하는 게 보행자들의 의무라는 아이디어를 조롱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벽돌 프로젝트에 대해 “진짜 메시지는 사람들이 특정한 옷을 입든 안 입든, 무언가를 흔들어야 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자동차가 속도를 늦추고 교통 인프라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말로니는 이 캠페인이 보행자에게 도로 위 안전을 책임지는 자동차 중심 문화를 조롱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사람들이 실제로 벽돌로 위협을 가하는 것을 장려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프로젝트를 본 누리꾼들은 “벽돌은 교통 사고 문제에 대한 토론을 가져오는 좋은 아이디어” “벽돌을 드는 건 심리적인 것이고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본 최고의 비전제로의 캠페인” “운전자들이 확실하게 벽돌을 볼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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