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상 온유센터 센터장
충북서 첫 장애인 사진전 개최… 산-바다 등 여행지 동행하며 촬영
“밝은 미소에 가족들이 더 기뻐해”
어머니들 위한 여행 기회도 마련
“중증 장애 자녀들이 자연에서 환하게 웃는 사진 속 모습을 보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부모님들의 얼굴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4∼8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2가의 그림시장갤러리에서 충북 첫 장애인 사진 전시회를 연 김영상 씨(48). 상당구 낭성면의 중증 장애인 주간보호시설인 온유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 씨는 “좀처럼 자연을 찾기 어려운 중증 장애인들에게 산과 바다를 접하게 하고, 찰나의 웃는 모습을 촬영해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8일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은 모두 33점이다. 작품 속 주인공은 온유센터를 이용하는 중증 장애인들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 센터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지적장애, 발달장애, 중복장애 등을 갖고 있다. 센터는 장애인학교를 졸업한 뒤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중증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장애인 부모들과 김 씨가 힘을 합쳐 2019년 만들었다. 김 씨는 “중증 장애인의 어머니들은 경제생활을 하는 남편 대신 혼자 장애아를 돌보며 심신의 피로가 커지는 경우가 많다”며 “비슷한 상황의 어머니들이 모여 시설 마련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이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들과 생활하면서 비장애인 못지않은 예쁘고 멋진 모습을 부모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양육에 지친 부모들에게 자녀들의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언론을 통해 나오는 장애인 관련 사진 대부분이 명절 같은 때 물품을 기탁받고 찍는 기념사진밖에 없는 게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10여 년 전부터 사진을 배운 김 씨는 2021년부터 소규모로 그룹을 나눠 장애인들과 전국 곳곳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도심을 다니면 장애인들에게 불편한 게 많고, 비장애인들의 시선도 곱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하지만 바다와 산 등 자연에서는 그런 일을 겪을 필요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진을 찍는 일은 쉽지 않았다. 비장애인처럼 신호에 따라 미소를 짓는 일이 어려웠고, 사회복지사들의 도움이 있기는 했지만 모래사장 등 자연 속에서 이동하는 게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뇌병변 장애인들의 경우 한 장의 사진을 만들기 위해 아주 오랜 시간 기다렸다가 순간의 모습을 찍었다”며 “때로는 불편한 표정이 사진에서는 웃는 모습으로 나오는 일도 있다”고 했다. 그는 “자녀의 사진을 본 부모들은 ‘평소에 저런 곳을 가지 못했는데 ’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며 “부모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덩달아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어머니들을 위한 여행도 진행했다. “장애아들을 주로 돌보는 어머니들은 여행을 가는 일이 쉽지 않다”며 “센터에서 보호하는 시간에 어머니들을 위한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갔는데 다들 한목소리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줘 고맙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씨의 장애인 사진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그는 “처음 여는 전시회다 보니 미숙한 점이 많았지만 많은 분이 ‘사진을 보고 힐링했다’는 소감을 밝혀 보람이 컸다”며 “앞으로도 자연은 물론 도심에도 나가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 장애인들의 환한 모습을 담아 더 큰 전시장에서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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