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지약물 몰랐다” 前롯데 송승준·김사율, 2심서 ‘위증’ 혐의 전부 유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2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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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뉴스1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뉴스1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받은 전직 프로야구 선수 송승준 씨와 김사율 씨가 항소심에서 전부 유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이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이 선고한 징역형 집행유예를 유지했다.

12일 부산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이소연)는 송 씨와 김 씨의 위증 혐의 선고 공판에서 1심에서 증거 부족을 이유로 일부 무죄를 선고한 판결을 파기하고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송 씨와 김 씨는 금지약물을 판매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기소된 전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 씨와 헬스트레이너의 재판에 출석해 거짓 증언을 했다는 혐의로 2021년 10월 기소됐다. 당시 이 씨는 2017년 3월경 송 씨 등에게 1600만 원을 받고 의약품인 성장호르몬 주사제를 판매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송 씨와 김 씨는 이 씨에 대한 재판에서 “(약물을 구입할 당시) 해당 약물이 성장호르몬인지 몰랐고, 이 씨로부터 줄기세포영양제라고만 들었다”며 판매가 금지된 의약품임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약사법에는 의약품 매수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당시 송 씨 등은 기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씨 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이 관련자들의 통화 녹음 파일 등을 확인하다 송 씨와 김 씨가 금지약물인 것을 알고도 구매했다는 단서를 발견했고, 이들은 위증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송 씨와 김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씨와 헬스트레이너는 “송 씨 등이 당시 (의약품을 구매하며) ‘진짜 괜찮은 거냐, 도핑에 나오지 않는 거냐’라고 되물었다”며 송 씨 등이 위증을 했다고 증언했다.

1심 재판부는 “(송 씨 등이) 성장호르몬이라는 설명을 듣지 못하여 금지약물인지 몰랐다고 증언한 부분은 거짓으로 판명된다”고 유죄로 판결했다. 하지만 ‘금지약물 구입 당시 피고인들이 상의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부분은 증거 부족으로 일부 무죄 판결을 내렸다.

송 씨 등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한 부분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채택된 증거와 사정들을 종합했을 때 피고인들은 서로 상의해 금지약물을 함께 매수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무죄 부분을 포함한 원심의 판결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위증죄는 중대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을 엄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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