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사직한 전공의들 가운데 절반 가량은 복귀할 생각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이들은 군복무 기간 현실화, 선의의 의료행위에 대한 면책 등을 선행 조건으로 달았다.
대전성모병원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16일 ‘사직한 전공의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전공의 150인에 대한 서면 및 대면 인터뷰 정성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류옥 씨는 “사직 전공의 중에서 절반은 복귀 생각이 있다”며 “한 인턴은 ‘군복무 기간을 현실화하지 않으면 동료들도, 후배들도 전공의를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를 주장한 인턴은 “현재는 전공의를 하지 않으면 현역 18개월, 전공의를 마치거나 중도포기하면 38개월 군의관을 가야 한다”고 했다.
류옥 씨에 따르면 답변 중에는 처우 개선과 선의의 의료 행위에 대한 면책 부여 주장도 나왔다.
이날 공개된 답변 중에는 △업무가 고되고 난이도가 높은 분야에 대한 알맞은 대우 필요 △선의의 의료행위에 대한 면책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복귀하지 않을 것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한 결과(사망 포함)에 대한 무분별한 소송을 막아야만 수련으로 복귀할 것 등의 조건이 있었다.
수련을 완전히 포기하는 전공의가 갈수록 늘어난다는 결과도 나왔다. 류옥 씨는 “‘수련이 왜 필요할까’ 생각들을 가지고 있고 바이탈과 생명 다루는 과일수록, 지방일수록 붕괴되는 것을 느낀다”라고 했다.
일부 전공의들이 의사와 환자 관계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류옥 씨는 “한 전공의는 ‘환자와 의사가 파탄 났다. 보람을 못 느낀다’라고 했다”며 “(또 다른 전공의는) ‘의주빈, 하마스에 빗댄 의마스라고 불러, 살인자도 이렇게 욕 안 먹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수련 마무리를 두고서도 1~2년차와 3~4차 간에 인식이 일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류옥 씨는 ”말년차의 경우 수련환경이 너무 열악하지만 들인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1~2년차 인턴은 미련 없이 떠났다“라고 말했다.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정권이 바뀌어도 의정갈등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류옥 씨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의정갈등은) 계속 일어났다“며 ”김대중 정부 때 의약분업, 박근혜 정부 원격의료 시범사업, 문재인 정부 공공의대와 최근 이재면 민주당 대표가 다시 공론화특위 띄우면 공공의대 언급한 것으로 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반복되는 의대증원으로 또 계속 반복된다는 인식이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전공의들은 공론화특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류옥 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했던 원전특위와 같은 공론화특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금은 시간이 촉박해 구성된다고 해도 전공의 목소리 얼마나 들어갈지 의문”이라면서 “공론화특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나 지금 당장 시점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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