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시립 아이돌봄센터… “24시간 누구나 이용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7일 03시 00분


■ 울산형 책임 돌봄 정책
시간당 2000원, 12세 이하 혜택… 학교 숙제 도울 전문인력도 배치
■ 초등생 돌봄도 강화
센터 5곳 평일 오후 6∼10시 운영… 주말 이용 가능 시설도 2배로 확대

김두겸 울산시장이 최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립 아이돌봄센터’ 설립을 비롯한 지역돌봄 강화 시책을 설명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김두겸 울산시장이 최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립 아이돌봄센터’ 설립을 비롯한 지역돌봄 강화 시책을 설명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시가 대도시에서 처음으로 아동 누구에게나 24시간 돌봄을 제공하는 ‘시립 아이돌봄센터’를 운영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가파르게 떨어지는 출산율의 반등을 노려보겠다는 것이다. 단순한 퍼주기식 현금 지원이 아닌 청년과 신혼부부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올바른 정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울산시는 ‘울산형 책임 돌봄’ 정책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먼저 시립 아이돌봄센터를 설립해 7월부터 운영한다. 12세 이하 아동이면 하루 24시간 1년 365일, 필요한 시간만큼 맡길 수 있다. 이용료는 주야 구분 없이 시간당 2000원이다. 돌봄과 함께 학교 숙제를 도와줄 수 있도록 전문 인력도 배치할 예정이다. 응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종합병원과 인접한 남구 신정동으로 위치를 정했다. 시는 이를 위해 21억 원을 들여 민간이 운영했던 어린이집을 매입해 안락한 공간으로 새로 단장한다. 정원은 50명이지만 하루에 4시간 정도 이용이 가능하기에 최대 200명 정도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정규인력 17명과 함께 아동 돌봄 인력풀을 활용해 종사자를 수급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울산시는 시민 수요를 살펴 센터를 권역별로 추가 설치할 방침이다.

시는 초등학생을 위한 지역 돌봄도 강화한다.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평일 오후 6시 이후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5개 거점 시설로 지정하고, 토요일에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현재 8개에서 16개로 대폭 확대 운영한다. 울산 전역에 있는 다함께돌봄센터 28곳도 평소 시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수요에 따라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이와 별도로 3∼5개 가족이 모여 돌봄 품앗이를 제공하면 매월 운영비 일부를 보조하는 자조모임형 돌봄과 아파트 내 공유시설 등을 활용한 시설파견형 돌봄, 농번기 주말돌봄 등도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돌봄의 유형과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울산시의 이런 정책은 광역시 소멸을 위협하는 저출산 문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계청의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울산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에 불과하다. 울산의 출생아 수는 2017년 1만 명 선이 붕괴한 이후 계속 줄었고 지난해 5100명으로 추락했다. 올해 말에는 4000명 선이 깨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낮은 출산율 때문에 산부인과병원이 휴업하는가 하면 동네 소아과병원은 문을 닫고, 어린이집 폐원도 늘고 있다. 2019년 840여 곳에 이르던 울산지역 어린이집 수가 올해 30%가량 줄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아이 맡길 곳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부모의 양육 부담을 지역사회가 함께 나누고, 돌봄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며 “엄마도, 아빠도, 아이도 모두 행복한 도시를 완성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립 아이돌봄센터#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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