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자녀 계획 의향이 있는 젊은층이 이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17일 발표한 ‘2023년 가족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사노동, 돌봄 등을 성별 구분 없이 똑같이 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부부간 대화시간이 늘어나는 등 가족관계가 전반적으로 더 건강해졌다.
정부는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가족에 대한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 조사를 3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해 6~7월 전국 1만 2044가구 12세 이상 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했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결과를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최근 저출생의 영향으로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 비율이 줄어들었다.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2세대 가구는 2020년 43.2%에서 지난해 39.6%로 감소했다. 전체 응답자 중 ‘배우자가 있다’는 57.9%였고 미혼 29.7%, 사별 7.9%, 별거·이혼 4.5%로 나타났다. 1인 가구는 2020년 30.4%에서 지난해 33.6%로 늘었고, 부부 등으로 구성된 1세대 가구는 같은 기간 22.8%에서 25.1%로 높아졌다.
‘자녀를 (더) 가질 계획이 있다’고 답한 30세 미만 응답자는 2020년 8.9%에서 지난해 15.7%로 3년 사이 크게 늘었다. 30대는 같은 기간 18.2%에서 27.6%로 증가했다. 자녀 계획이 ‘없다’고 답한 30세 미만 응답자는 2020년 32.5%에서 19%로 줄었고, 30대는 같은 기간 54.7%에서 44.4%로 감소했다.
30세 미만 중 65.3%는 자녀를 낳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주로 30세 이후에 자녀 계획을 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40대에서도 자녀계획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5.2%로 1.1%포인트 올랐다. 자녀 계획이 있는 경우 평균 희망 자녀수는 1.5명으로 2020년과 같았다. 다만 ‘1명’과 ‘2명’이라는 답은 다소 증가하고 ‘3명’과 ‘4명 이상’은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가사노동과 돌봄에서 여성 부담은 여전히 크지만 젊은 층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똑같이’ 분담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사노동을 ‘아내’가 하는 비율은 73.3%였으나 ‘남편’이 하는 비율은 1.4%에 그쳤다.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하는 평균 비율은 25.3%였다. 30세 미만에서는 이 비율이 56.4%에 달했고, 30대에서는 44.1%, 40대는 25.7%였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묻는 질문에는 ‘직장 일 때문에 개인 생활시간이 시간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24.5%로 가장 많았다. ‘직장 일 때문에 가족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 한다’(21.2%), ‘직장 일 때문에 가족행사에 참여하지 못 한다’(17.7%), ‘내 삶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17.3%) 등의 응답이 나왔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는 ‘일하는 여성을 위한 보육지원 확대’(25.2%), ‘인식 확산’(17.1%), ‘유연근무제 확산’(15.7%)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정부 가족정책 중에서는 ‘한부모가족지원서비스’(68.9%), ‘아이돌봄 서비스’(68.7%)에 대한 인지도가 높았다.
배우자와 하루 평균 대화시간은 ‘30분~2시간 미만’이라는 응답은 증가한 반면 ‘전혀 없음’, ‘30분 미만’이라는 응답은 줄었다. 전반적인 부부관계도 ‘만족한다’는 응답률이 66.2%로 3년 전 조사보다 9.2%포인트 높아졌다.
부모 입장에서 본 청소년 자녀와 관계에 대해서는 ‘친밀하다’(79.3%), ‘믿는다’(85.1%)는 반응이 많았다. 자녀와 ‘자주 다툰다’(12.6%), ‘화를 잘 내는 편이다’(13.8%), ‘잘 이해할 수 없다’(15.4%) 등의 부정적인 반응은 낮게 나타났다.
청소년 입장에서 본 부모 관계에서도 ‘친밀하다’, ‘믿는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높았다. 특히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 더 대화하고, 친밀감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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