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전처 부모 무덤 몰래 ‘파묘’…유골까지 따로 숨긴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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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18일 0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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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새벽시간에 몰래 전처 부모의 묘를 파헤치고 유골을 다른 곳에 숨긴 6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전용수)은 최근 분묘발굴유골은닉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65)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집행유예 선고로 A 씨는 구속 상태에서 풀려났다.

A 씨는 지난 2월 3일 오전 4시경 제주시 해안동에 있는 전처 B 씨의 가족 묘지에서 허락 없이 B 씨 부모의 무덤을 파헤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고의적 은닉에 해당하는 피고인의 범행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도 “피해자와 합의한 점과 유골이 유족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아무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미리 준비한 관에 B 씨 부모의 유골을 옮겨 담은 뒤 약 6km 거리에 있는 제주시 애월읍 한 토지에 다시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B 씨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에게 긴급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좋은 곳으로 이장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도 유골을 묻은 위치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함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휴대폰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당일 A 씨의 행적을 파악한 뒤 추궁했고, 그제서야 A 씨는 유기 장소를 털어놨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A 씨가 B 씨와의 재산 분쟁을 계기로 범행한 점 등을 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A 씨는 파묘를 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유골을 숨긴 게 아니라 보관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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