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연습 도중 뇌출혈로 의식을 잃은 연극배우 주선옥 씨(38)가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새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주 씨는 지난 4일 연극 연습 중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서울아산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
고인의 가족은 “건강하던 딸이 5일 만에 뇌사 판정을 받아 황망하지만, 평소 선행을 베풀며, 장기기증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하던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유족의 동의 후 심장과 폐는 남자 환자에게, 간장과 좌우 신장은 여자 환자에게 기증되어 수술이 진행되었으며, 현재 안구 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다. 주 씨의 지인들은 마지막까지 실천한 선행을 보며, 생전 유쾌하고 베풀기를 좋아했던 그녀의 성품을 회상했다.
1986년생인 주선옥 배우는 연극 외길을 걸으며 ‘하카나’,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 ‘유치뽕짝’ 등의 작품에서 활약했고, 최근 한 영화 촬영을 앞둔 상황에서 세상을 떠났다.
주 씨의 장례가 치러진 11일은 그가 연출한 세월호 10주기 추모공연 ‘너를 부른다’의 첫 무대를 올리는 날이기도 했다. 동료들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그녀가 전한 사랑을 기억하며 극을 올렸고 애도와 존경을 표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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