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에서 주최하는 건강달리기 대회가 온라인에서 연일 화제다. 참가비 1만 원을 내면 기념품은 물론 수육과 막걸리를 즐길 수 있어 ‘수육런’이라는 가칭도 붙었다.
금천구육상연맹은 지난 9일 건강달리기 대회를 개최한다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걸었다. 공지를 올린 지 8일 만인 지난 17일, 해당 홈페이지는 대회 참여를 문의하는 사람들로 인해 마비가 됐다.
건강달리기 대회 후기가 소셜네트워크(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러너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참가 신청은 오는 23일부터지만 이미 공지된 계좌번호로 참가비를 낸 사람이 수백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에 연맹은 공지된 기간 이전에 접수된 건에 대해선 무효 처리하고 참가비도 환불 조치했다.
해당 대회는 올해로 20회째다. 안내문에 따르면 ‘신체 건강한 사람’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지만, 선착순으로 950명만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
대회는 금천구청역 안양천 인근 광장에서 시작해 5km 또는 10km 코스를 골라 뛸 수 있다. 참가비 1만 원을 내면 기념품으로 타월을 제공하고 대회 우승 시 자전거 10대를 비롯해 다양한 경품을 받을 수 있다.
대다수 참가자들은 ‘수육’ 때문에 이 대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만 원을 내고 참가한 참가자 전원에게 수육, 두부김치, 막걸리 등을 푸짐하게 제공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달리기 동호인들 사이에선 이 행사가 ‘수육런’으로 불려 왔다.
누리꾼들도 “가볍게 뛰려고 굶고 뛰는 사람들 많을텐데 기획력 좋다”, “1만원을 내면 고기와 술 주는 달리기 대회 괜찮은 아이디어다”, “와, ○○시장에서 저정도면 한 접시에 3만원은 받을 텐데”, “지역홍보도 되고 인심도 살리는 좋은 대회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완주나 기록에 집착하지 말자는 대회 취지에 따라 수육은 2015년 무렵부터 제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대회에서는 메달과 기록 칩을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이 같은 ‘낮은 진입 장벽’ 덕분에 진작부터 많은 이들이 “나도 한번 도전해볼까” 등의 의지를 다졌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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