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베이징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중국 허제(25) 선수의 승리를 돕기 위해 외국인 선수들이 ‘페이스메이커’로 뛰었다는 논란이 사실로 드러나 결국 입상자들이 실격 처리됐다.
19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2024 베이징 하프마라톤 조직위원회는 승부 조작 의혹을 조사한 결과 외국인 선수 세 명이 속도를 늦춰 허제 선수의 우승을 도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페이스메이커로 참여한 4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1명은 도중에 경기를 포기했지만 3명은 앞서 달리다가 마지막 2㎞를 남겨놓고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췄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허제 선수의 1위 기록을 취소하고 공동 2위를 한 외국인 선수 3명의 기록도 취소했다. 또 이들이 받은 총 메달과 상금도 회수하기로 했다.
케냐 선수인 윌리 응낭가트는 BBC 스포츠 아프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승부조작에 관여한 사실을 실토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경쟁하기 위해 거기에 없었다“며 ”내 임무는 속도를 설정하고 그 사람이 승리하도록 돕는 것이었지만 불행히도 그는 국내 기록을 깨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경주가 조작됐는지 여부를 밝히진 않았으나 성명서에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위원회는 “이번 경주에서 제때에 실수를 발견하고 시정하지 못한 점에 대해 세계와 사회 각계에 깊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가디언은 이번 경기 주최측인 중아오체육관리 유한공사(Zhong‘ao Lupao Sports Management Co)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처벌로 베이징 하프 마라톤 개최권을 박탈당했다고 전했다.
앞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허제가 1시간3분44초의 기록으로 우승했으나, 대회 영상이 소셜미디어 상에서 퍼지면서 ’승부조작‘ 논란이 일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케냐 선수 로버트 키터·윌리 응낭가트, 에티오피아 선수 데제네 비킬라가 허제 선수를 돌아보며 속도를 줄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허제가 이들 가까이 따라오자 한 선수는 먼저 가라는 듯 손짓하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