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다리 밑에 흑염소 묶어둔 60대 주인…동물보호법 위반 ‘무죄’

  • 뉴스1
  • 입력 2024년 4월 20일 14시 34분


한 도로에 목줄이 풀린 흑염소가 풀을 뜯고 있다. 사진은 기사 본문과 관련 없음 2018.3.8/뉴스1
한 도로에 목줄이 풀린 흑염소가 풀을 뜯고 있다. 사진은 기사 본문과 관련 없음 2018.3.8/뉴스1
집중호우가 시작되기 전 다리 밑에 흑염소를 묶어둬 물에 잠기게 한 60대 남성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지혜선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65)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7월 18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2분까지 전남 담양군의 한 다리 밑에 흑염소 1마리를 방치해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잡목에 묶인 흑염소는 비를 피하고 하천에 빠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을 치다 날카로운 나뭇가지에 눈을 찔렸다. 흑염소가 물에 빠져 있는 것을 본 행인은 이를 신고했다.

검사는 A 씨가 자신이 사육하는 흑염소에게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게 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반면 재판부는 A 씨의 행동에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혜선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흑염소를 매어 둔 장소는 피고인의 거주지 인근으로, 풀을 뜯어 먹게 하기 위해 그곳에 매어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시 집중호우로 흑염소가 있던 지점까지 하천이 범람, 염소가 물에 빠지게 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처음 흑염소를 매어 뒀던 시점에는 물이 범람해 있던 상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고의로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환경에 방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 부장판사는 “장날 물건을 팔기 위해 부득이하게 장시간 흑염소를 같은 장소에 매어 뒀다는 피고인 주장이 허위라는 증거가 없다. 흑염소는 피고인 재산으로 사육하고 있는 동물인데 고의로 해할 만한 동기도 찾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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