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에 1억 모은다”…악착같이 저축하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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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21일 09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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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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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에 1억 모으기를 목표로 잡고 적금 4개에 200만 원 정도 붓고 있어요. 요즘에는 뭐든지 비싸서 생각 없이 쓰다간 한 푼도 못 모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근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MZ를 중심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저축을 확대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과거 MZ세대가 ‘플렉스(flex)’를 즐기는 모습으로 대변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고물가로 인한 경제 불안이 커지자 불필요한 소비를 절약하는 대신 미래 대비를 위해 저축을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억 모은 99년생…“불편한 ‘짠순이’ 이미지는 옛말”

직장인 곽지현 씨(25)는 비교적 이른 나이인 스물다섯 살에 2억 저축하는 데 성공했다. 성인이 된 후 곧바로 취직해 6년 만에 2억 원을 모은 셈이다. 곽 씨는 2억 원 달성의 순간을 “이루 말할 수 없는 성장의 기쁨”이라고 회상했다.

곽 씨는 자산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를 이용해 6년째 가계부를 작성해 오고 있다. 그는 ‘짠순이·짠돌이’ 이미지가 불편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 청년층도 저축의 미덕을 깨달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곽 씨는 “20대 초반만 해도 절약하거나 돈을 모은다고 하면 색안경 끼고 안 좋게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오히려 꼭꼭 숨기고 살았다”며 “요즘은 오히려 저를 보고 동기부여가 됐다며 저축 노하우나 가계부 작성법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물가 영향으로 한 푼이 소중해지면서 불필요한 소비를 절약하고, 예·적금을 늘리려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결혼, 육아, 내 집 마련 등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최근처럼 경제 불안이 큰 상황에서 미래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점이다.

지난해 취업한 직장인 유 모 씨(25)도 적금 통장 4개에 가입해 월급의 70%가량인 200만 원을 저축하고 있다. 유 씨는 “5년 동안 1억 마련하는 걸 목표로 잡았다”며 “취직하자마자 5년, 3년, 1년, 6개월짜리 해서 총 4개 적금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유 씨는 “하고 싶은 건 많지만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일단 돈을 모으고 있다”며 “요즘엔 뭐든지 다 비싸니까 뭘 사고 싶다가도 결국 포기하고 차라리 저축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줄줄 새는 지갑…“적금 더 들었다”

직장인 황 모 씨(33)도 최근 적금에 추가로 들었다고 한다. 이전과 똑같이 소비해도 물가가 오른 탓에 알게 모르게 돈이 줄줄 새는 기분이 든다는 황 씨.

황 씨는 “금리가 오르면서 전세 대출이자가 40만 원에서 68만 원으로 올랐다”며 “딱히 더 쓴 곳도 없는데 지출이 계속 늘어나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은 생각에 적금에 추가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저축을 비롯한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직장인 이 모 씨(33)는 최근 신발을 이용해 투자하는 ‘슈테크(슈즈+재테크)’로 부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한정판 신발을 산 뒤 프리미엄을 얹어 되파는 방식이다. 이 씨는 “노후에 불안정하게 지내고 싶지 않고, 자식들한테 해주고 싶은 건 다 해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MZ세대들의 자산 형성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청년들을 위해 맞춤형 금융상담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영테크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3차례 재무 상담을 받았다는 A 씨는 “돈을 어떻게 모아야 좋을지 고민하던 중 참여하게 됐다”며 “현재 자산 상태와 포트폴리오의 문제점을 진단해 주고, 어떤 식으로 모아야 하는지 월 목표치까지 설정해 주셔서 좋았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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