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의 한 종합병원 50대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교수가 장폐색으로 수술을 받고 5대 대형병원 중 한 곳으로 옮겨졌지만, 20일 오전 중환자실에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 후 병원 내 공백을 메우던 교수가 숨진 건 지난 달 24일 부산대병원 40대 안과 교수가 뇌출혈로 숨진 후 두 번째다. 다만 숨진 교수가 근무하던 병원 측은 “과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의사들 사이에선 “교수님이 당직을 서다 장폐색이 와서 응급실에 기어가셨는데, 복막염 때문에 응급 수술을 하셨다. 에크모(심장·폐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의료 기기)를 달고 다른 병원으로 전원 됐는데 사망하셨다”는 글이 퍼졌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도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메신저 내용 일부를 캡처한 사진을 올리며 “얼마 전 안과 교수 사망에 이어 내과 교수가 또 돌아가셨다”며 “무리하지 말라.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무리하고 계시냐”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노 전 회장은 이날 늦은 시간에 다시 SNS에 “어느 현직 내과 교수님의 안타까운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해 너무나 애통해하는 고인의 옛 동료로부터 메시지를 받아 SNS에 공유했는데, 또 다른 고인의 옛 동료는 매우 불쾌하다고 말씀하신다”며 “불쾌한 이유가 궁금하지만 유가족도 (게시글 삭제를) 원하신다고 해서 일단은 삭제했다”며 글을 지웠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과로와 장폐색이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경원 용인세브란스 응급의학과 교수는 “보통 과로의 경우 심뇌혈관 질환쪽으로 많이 발생한다”며 “장폐색은 수술 후 복부 유착, 탈장 등이 원인이라 (과로와) 연관 짓기는 무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망한 교수가 근무하던 병원도 “과로와 사망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사망한 교수가 당직 근무 도중 사망했다는 주장에 대해 “유족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말씀드릴 순 없지만 당직을 서다 돌아가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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