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근혜 정부 당시 인사 전원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 남기정 유제민)는 23일 직권남용 권리 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현기환 전 정무수석, 현정택 전 정책조정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등 박근혜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모두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실장이 직권남용적 성격을 인지했다고 보기 어렵고 다른 피고인들과 공모했다는 점에 관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직권남용죄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특조위원장에게 ‘인원·예산 요구권’과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조사 등 업무에 관한 권리’가 있긴 하나 이 권한은 추상적이고 그 자체로는 권리 행사가 가능할 정도로 구체화된 것은 아니다”라며 “직권남용죄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1심 선고 뒤 검찰은 ‘관련 공무원들에게 직권을 남용했다’면서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
이 전 실장 등은 2015년 11월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조사하는 안건을 의결하려 하자 방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특조위 진상규명 국장 임용 절차를 중단하게 하고 추가 파견이 필요한 공무원 10여 명을 보내지 않는 등 특조위 조사권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 논의를 전면 중단하고 하반기 예산을 집행하지 않는 방법으로 특조위 활동을 강제 종료한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해 2월 1심은 이 전 실장 등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비서실장은 이날 항소심 선고를 마치고 나와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 무엇보다 안타깝게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고 유가족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더 이상 드릴 말씀은 없다”고 짧은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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