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장기화된 의료공백 사태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오는 30일 응급·중증·입원 환자 등을 제외한 일반 환자의 진료를 전면 중단한다고 24일 밝혔다.
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달 이상 지속된 초장시간 근무로 인한 체력 저하와 의료공백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진료를 위해 하루하루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 의료인으로서 몸과 마음의 극심한 소모를 다소라도 회복하기 위해 4월 30일 하루 동안 응급·중증·입원 환자 등을 제외한 진료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전면적인 진료 중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의 번아웃 예방을 위한 주기적인 진료 중단에 대해서는 추후 비대위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했다.
방 위원장은 또 “정부의 비합리적이고 독선적인 정책 수립 및 집행에 대한 항의와 올바른 의료 개혁을 위한 정책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며 “개별 교수의 제출일로부터 30일이 지난 시점인 25일부터 개인의 선택에 따라 사직을 실행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달 1일부터 비대위 수뇌부 4명이 실질적으로 사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들 아시겠지만 저희 수뇌부 네 사람은 평상시에 환자만 받던 필수의료 교수들이다. 이번 사태의 최선봉에 서서 전쟁을 할 줄은 몰랐다”며 “지금처럼 진료를 보면 의료 붕괴가 100% 오는 상황에서 병원에서 끝까지 환자를 지켰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서 사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수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사직”이라며 “소위 ‘뻥카’일 가능성이 많다고 하지만 진정성을 못 믿겠다면 나는 사직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우경 서울의대 교수협 언론대응팀장은 “만약 사직이 안된다면 사직도 안 되는데 출근하지 않아 무단결근으로 징계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의사 정원에 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개혁 시나리오를 반영한 필요 의사 수의 과학적 추계’에 대한 연구 출판 논문을 공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울대 비대위가 주체가 돼 의사 수 추계를 과학적, 객관적인 방법으로 검증을 해보려고 한다”며 “직접 연구 논문을 공모하려 한다. 공모를 원하는 연구자들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국민이 바라는 의료시스템에 필요한 의사 수를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 결과 2000명을 넘는 증원이 적절하다는 결과가 도출된다면 과학적 근거를 기반했기 때문에 그것은 의사단체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중립적이고 과학적인 정책 논의를 통해 특정 지역 개혁이나 정치적 의견에 휘둘리지 않는 공정한 정책을 수립하는 게 이 공모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서는 “과학자 연구를 통한 충분한 근거가 마련되기까지 현재의 정책을 중단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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