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와 울산대 의대에서 시작된 ‘주 1회 휴진’ 움직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24일 삼성서울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교수들에게 주 1회 휴진을 자율적으로 시행해 달라고 공지하면서 5대 대형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모두 주 1회 휴진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주 1회 휴진’에 동참하거나 검토 중인 의대는 전체 40곳 중 과반인 22곳으로 소속 병원은 56곳에 달한다. 다만 이들 병원 교수들은 휴진하더라도 응급과 중증 환자에 대한 진료와 수술은 최대한 유지할 방침이다.
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을 산하에 둔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24일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고 피로가 누적된 교수는 병원과 상의해 주 1회 휴진일을 정하라’고 권고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교수가 피로 누적 상태라 휴진 대상”이라며 “상당수는 금요일 휴진하겠지만 개인 사정이 있을 수 있으니 자율적으로 날짜를 정하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남대병원은 의대 교수를 상대로 비대위가 주 1회 휴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25일 계명대 의대 교수 비대위 회의를 열고 휴진여부와 휴진일 등을 정한다. 경상국립대병원은 30일 하루 휴진하고 추가 진료 축소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의 누적된 피로 때문에 진료과별 특성을 고려한 진료 시간 축소 등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 1회 휴진’은 전날 서울대와 울산대 의대의 결정 이후 급속히 확산되는 모습이다. 두 대학을 포함해 19개 의대가 참여하는 전국 의대교수 비대위(전의비)는 23일 총회에서 “다음 주 하루 휴진하고 주 1회 정기 휴진 여부를 26일 총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혀 추가로 휴진에 동참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환자 단체는 휴진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4일 “전의비의 주 1회 휴진 결정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병원 차원에서 휴진하려면 사전에 병원장 승낙 하에 조정돼야 한다.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안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실제로 얼마나 의료 공백이 생길지 면밀히 지켜보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이날 “상급종합병원이 주 1회 수술과 외래 진료를 멈추는 것은 암환자들에게 죽음을 선고하고 투병 의지를 꺾는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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