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선도지구 하반기 지정
평촌-중동 각 4000채 등 최대 3만채
내달 선정기준 발표… 2027년 착공
단지 곳곳, 설명회 열며 물밑경쟁… “지구별 사업성 확보에 성패 달려”
정부가 1기 신도시(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에서 최대 3만 채가량을 연내 우선 재건축 대상(선도지구)으로 지정한다. 각 도시마다 미니 신도시급 규모를 2027년 착공해 2030년 입주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1기 신도시 재건축 희망 단지들은 올 하반기(7∼12월) 선도지구 지정을 앞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7일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 계획을 밝혔다. 선도지구는 신도시별 주택 재고량의 5∼10% 수준에서 결정한다. 총 주택 수가 9만8000채인 분당은 최대 9800채까지 선도지구로 지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6만9000채인 일산은 최대 6900채, 평촌·산본·중동은 각각 최대 4100∼4300채가 지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1기 신도시로 따지면 2만9000채가 넘는다.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재건축 뒤 규모인 1만2032채의 2배가 넘는다. 단지 수로 따지면 신도시별로 적게는 1, 2곳, 많게는 4곳 이상 선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 시장 불안을 초래하지 않는 선에서 가능한 한 여러 단지를 선정하려 한다”고 했다.
관심이 큰 선도지구 선정 기준은 다음 달 중순 발표한다. 국토부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주민 동의율’을 꼽았다. 이 외에 전체 재건축 규모, 가구당 주차장 대수, 소방 활동 편의성 같은 거주 환경도 고려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동의율이 비슷하면 인근 단지와 함께 개발하는 통합 재건축인지를 보고, 규모 등도 고려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주민 비율 등을 감점 항목에 포함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선도지구 발표 이후에도 국토부는 매년 2만∼3만 채 규모로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늦어도 2042년까지 1기 신도시의 모든 재건축 단지가 착공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준공까지 3년 정도 걸리는 걸 고려하면 2045년경에는 1기 신도시 재건축이 모두 마무리되는 셈이다.
각 신도시에선 선도지구 지정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주민 동의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일산의 한 재건축 단지 관계자는 “매주 대면 회의를 진행하고 온라인 회의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며 “주민설명회 때 1500명이 참석하는 등 관심이 크다”고 전했다. 7769채 규모인 분당 시범단지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규모도 가장 크고 상징적인 단지라 주민의 기대감이 상당하다”며 “주민 동의를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물론 최근 공사비 급등세 등을 고려할 때 선정이 되더라도 사업성 확보는 또 다른 과제가 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특별법의 안전진단 면제와 용적률 혜택 등을 통해 최대한 사업성을 확보해 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라 통합 재건축을 할 경우 안전진단을 면제하고 법적 상한 용적률을 150%까지 상향(제3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300%→450%)한다. 용도 지역을 변경하는 혜택도 주어진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결국 이번 계획의 성패는 지구별 사업성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며 “민간 시공사에서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설 만한 수준의 용적률 혜택과 용도 지역 변경 등이 이뤄져야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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