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날’도 양극화…비정규직·저임금일수록 못 쉰다

빨간날 유급휴가 지난해 69%→올해 66%
정규직 81.8%…비정규직 41.5%…"절반 꼴"
월급 500만원↑ 86%…150만원↓ 31.7%
"임금 격차 심화에 쉴 권리 격차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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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절, 광복절 같은 빨간날에 쉬는 것을 연차 휴가로 처리한다고 하는데, 불법 맞는 거죠? (2024년 2월 카카오톡)

#. 1년에 연차가 15개지만 근로자의 날, 대체공휴일 등 이런 빨간날을 공용연차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걸 뺀 나머지 일수만 연차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2024년 1월 카카오톡)

‘빨간날’이라고 불리는 공휴일에 유급으로 쉬는 직장인이 줄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직장 규모가 작은 직장인일수록 공휴일 유급휴가를 받기 어려웠다.

직장갑질119는 28일 여론조사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월 2~13일 전국 만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빨간날 유급휴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빨간날 유급으로 쉴 수 있다’는 응답이 지난해 1분기 69%에서 올해 1분기 65.6%로 3.3%포인트(p)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성별로 보면 고용이 불안정하고, 직장 규모가 작고, 직장에서 지위가 낮으며, 임금이 적을수록 ‘빨간날 유급으로 쉴 수 있다’ 응답이 낮아졌다고 직장갑질119는 전했다.

정규직(81.8%), 300인 이상(81.4%), 사무직(85.6%), 상위 관리자(78.1%), 월 급여 500만원 이상(86%)은 대부분 빨간날 쉴 수 있다고 응답한 데 반해, 비정규직(41.5%), 5인 미만(41.1%), 비사무직(45.8%), 일반사원(45.5%), 월 급여 150만원 미만(31.7%)의 응답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 외 비조합원(62.8%)이 조합원(84.8%)보다, 여성(60.1%)이 남성(69.9%)보다, 교대제 근무자(68.4%)가 비교대제 근무자(51.3%)보다 빨간날 유급으로 쉬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0만원 미만(-18.8%p) 근로자는 빨간날 유급휴가 응답이 지난해 1분기 50.5%에서 올해 31.7%로 1년 만에 18.8%p 낮아졌다.

5인 미만 사업장(-11.7%p), 비사무직(-8.8%포인트), 일반사원(-8.3%p), 비정규직(-6.8%p) 근로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유급휴가 응답이 감소했다.

반면 300인 이상, 정규직, 사무직, 500만원 이상 근로자의 경우 전년 대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상위관리자급(-5.2%p)은 오차범위 이상으로 응답률이 낮아졌으나, 일반사원보다는 감소 폭이 작았다.

직장갑질119 김스롱 노무사는 “기업규모별 임금 격차가 지속적으로 심화하고, 더불어 작은 규모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 및 단시간·저임금 근로자의 쉴 권리 역시 빠르게 박탈되고 있다”며 “쉴 권리와 관련해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 확대와 적극적 근로감독, 법 위반 사업주 처벌에 발 빠르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