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는 28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자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 인근 오피스텔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지’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채상병 사건 관련) 대통령실 개입 정황이 나왔다는데 성역 없는 수사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도 “그 부분은 언론을 통해 본 정도에 불과하고 보고받은 바 없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하게 수사할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야당이 21대 국회 임기 내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촉구하는 것과 관련해선 “그 부분은 아직 생각 안 해봤다”며 “공수처장 임명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정치권에서 하는 일에 대해선 배경 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 후보자는 여권 추천 인사로서 수사 독립성을 지킬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는 말에는 “국회 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됐고 오랜 시간에 걸쳐 지명됐다”며 “독립 수사기관의 수장으로서 성실히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지명 직후 밝힌 소감에서 ‘공수처가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선 “언론을 통해 본 바로는 (공수처에 대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효능감을 잘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장이 된다면 조직에 기운을 불어넣고 독립된 수사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열심히 조직을 가꿀 예정”이라면서 “공수처가 수사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는 기관이 될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판사 출신이라 수사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엔 “유능한 수사 능력을 가진 차장을 선임할 예정”이라며 “수사,공소유지도 해야 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 형사 재판을 오래 했으므로 제 능력을 100%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차장 제청과 관련해선 “저와 호흡이 잘 맞고, 조직 융화적이면서도 수사 능력이 탁월한 분을 찾겠다”고 했다.
오 후보자는 공수처의 수사 속도 지연과 인력 유출 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는 데 대해선 “작은 조직으로 힘들게 수사하는 것 같다”며 “개선 방향을 국회에 말씀드리고, 현재 조직으로 가장 유능하게 일을 해낼 수 있는 처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과거 미성년자 성폭행범 변호 이력 논란에 대해선 “그 재판에선 변호사로서 적법절차 위반 문제를 많이 말씀드렸다”며 “혹시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오 후보자를 2기 공수처장 후보로 지명했다. 오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27기로, 2017년 변호사 개업 전까지 20년 가까이 판사 생활을 해온 정통 법관 출신이다. 사법연수원 4기수 선배인 윤 대통령과는 별다른 접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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