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이후 35년 만에 초등학교 1, 2학년에 신체 활동(체육) 과목이 별도로 생긴다. 현재 체육은 음악 미술과 함께 ‘즐거운 생활’이라는 통합 교과에 포함돼 있고 초등학교 3학년부터 별도로 교육한다. 다만 현직 교사 등이 반대하고 있어 세부협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26일 회의를 열고 초등 1, 2학년 신체 활동 관련 교과를 신설하는 내용의 국가 교육과정 변경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는 지난해 교육부가 요청한 것이다. 당시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체력 저하 및 비만 문제가 심각하다”며 “초등학교 저학년 신체활동 시간을 늘리기 위해 체육 교과를 분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교위 표결에선 위원 17명 중 4명이 불참한 가운데 찬성 9명, 반대 2명, 기권이 2명으로 통과했다. 이배용 국교위원장은 “성장기 아동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신체 활동 강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교위는 향후 구체적인 도입 일정 등을 발표할 계획인데 기초연구 및 의견수렴 절차 등을 감안하면 실제 교과 분리까지는 2, 3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가교육위원 5명은 27일 입장문을 내고 “교원 위원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찬반 표결 방식으로 결정한 것은 사회적 합의기구인 국교위의 취지와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교육기관과 현장 교사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입장문을 내고 “저학년의 발달 단계상 장시간 신체활동보다는 놀이 중심 활동이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23, 24일 초등교사 7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8%가 체육 교과 분리에 대해 ‘합리적이지 않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76%는 “현행 교육과정 내용 상으로 학생의 운동량이 부족하지는 않다”고 했다. 반면 체육 교과 활성화를 위해 과목 분리를 요구해 온 대한체육회 등 체육단체는 환영 입장을 밝혔다.
체육 교과 분리를 시작으로 다른 과목에서도 교과 분리 요구가 쏟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 음악교육·미술교육 공동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정부에 “체육 교과 분리와 함께 음악과 미술도 분리해 정서적 건강, 예술교육 본질을 담보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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