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만난 이현석 서울의료원장(사진)은 “전체 인력에서 전공의 비중이 34%나 돼 남아 있는 의료진의 노동 강도가 큰 편이지만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의료원은 서울시 시립병원 중 한 곳으로 권역응급의료기관이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공백과 의대 교수 사직 등 의료 공백 사태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료원은 진료 축소 없이 병원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공공병원을 통한 필수의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는 31개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를 운영 중인 민간병원에 107억 원을 긴급 지원했다. 응급실 기능 유지를 위한 인력 채용, 대체근무수당 등 병원장 재량에 따라 유연하게 지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공의 비중이 큰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은평병원 등 시립병원 3곳에 26억 원을 투입해 총 15명의 의사 충원을 지원했다.
이 원장은 “전공의들이 현장을 떠난 뒤 50대 후반인 전문의들도 전날 밤 당직을 서고 다음 날 진료를 그대로 보는 등 체력적으로 많이 고갈된 상태”라며 “의료진이 한계에 도달해 있는 상태에서 적절한 시점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지원이 이뤄져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시는 응급실 수요를 분산할 목적으로 환자를 질환별로 분류해 전문 병원으로 이송하는 체계도 마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의료 파업으로 응급센터의 수요를 분산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라며 “열상이나 산모 등 특수 응급환자의 경우에는 당직 의사가 상주하거나 응급실이 있는 전문병원 7곳으로 이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이 체계로 응급분만 13건, 안면부 열상 등 응급환자 736명을 전문병원으로 이송해 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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