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반도에는 장기 가뭄과 집중 호우, 급격한 기온 변화를 비롯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29일 국무조정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정부 12개 부처 25개 기관과 합동으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는 지난 2023년 발생한 가뭄과 집중 호우, 이상 고온, 매우 큰 기온 변동 폭 등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분야별 피해 현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재작년부터 이어진 남부지방의 장기 가뭄이 해소된 후 곧바로 여름철 집중 호우, 3·9월의 고온 현상, 극심한 기온 변동 등 양극화된 날씨의 특성을 보였다.
남부지방의 가뭄이 대부분 해소된 지난해 4월 이후에는 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5월 강수량은 191.3㎜로 평년(79.3~125.5㎜)보다 많은 역대 3위 기록했다.
장마철 강수량도 전국 660.2㎜로 평년(356.7㎜) 대비 증가했고, 강수일수는 22.1일로 평년(17.3일) 대비 28% 늘어났다. 그중 남부지방 장마철 누적 강수량은 712.3㎜로 역대 1위를 경신했다. 7월 중순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아울러 3월 전국 평균기온이 9.2도로 평년(6.1도) 대비 3.3도 높고 9월도 22.6도에 육박한 기온이 나타나는 등 이상 고온 현상도 극심했다. 특히 서울은 88년 만에 처음으로 9월 열대야를 경험했다.
겨울철인 11월과 12월에는 초순에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가 중순부터 급강하는 기온 변동이 큰 상황이 이어졌다.
봄철 극심한 가뭄이라는 이상기후로 인해 산불 피해와 지역민 용수 부족 현상을 비롯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겪었다. 이후 여름철 집중 호우로 50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와 8071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이상 고온 현상으로 지난해 온열 질환자 수는 재작년 대비 급격하게 증가했고, 양식 생물이 대량 폐사하기도 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2023년은 남부지방에 이어졌던 긴 가뭄이 끝나자마자 발생한 집중 호우와 큰 기온 변동 폭 등 다양한 극한기후와 그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해였다”며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 및 예측의 총괄·지원 기관으로서 신뢰도 있는 기후변화 감시 및 기후 예측, 기후변화 시나리오 제공 등 과학에 근거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최전선에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상기후 발생 원인과 분야별 대응 현황 등 자세한 사항은 기상청 기후정보포털 열린마당 발간물(「이상기후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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