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는 일부 교수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 30일,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이 흰색 가운을 입은 의사들과 사복 차림의 의대생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이날 외래·수술 진료를 쉬기로 결정한 서울대병원 소속 의대 교수와 사직 전공의, 휴학 의대생들. 한곳에 모인 이들은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긴급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중앙 스크린을 둘러싸고 앉은 참가자들은 굳은 표정으로 패널들의 발표를 들었다.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 참가자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비판했다. 방재승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교수들과 박재일 서울대의대 전공의협회 회장 등이 발표자로 나서 각자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편 심포지엄이 열리는 건물 바로 옆 서울대병원 본관은 이날 외래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북적였다. 휴진에 참여하지 않는 의료진이 많아 정상적인 진료가 이뤄지고 있는 진료과는 어김없이 환자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일부 외래 병동은 교수가 휴진해 예약 환자들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환자가 없는 외래 병동의 한 직원은 “교수님 중 일부가 출근하지 않아 오후에 환자들이 없다”라고 말했다.
오후에 이어진 심포지엄에서는 전공의 대표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재일 서울대의대 전공의협회 회장은 발표에서 “그동안 기형적이었던 것을 바로 잡고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올바른 방향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었는데, 지나고 나니 전 국민 공공의 적이 돼버렸고, 전공의들이 몸을 기댈 곳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발표 도중 눈물을 흘렸다.
이날 휴진을 시작한 서울대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외에도 대형 병원의 휴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다음 달 3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와 수술을 멈춘다. 삼성서울병원과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이 참여하는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주 52시간 근무를 준수하는 대신 근무 시간 초과로 피로가 누적된 경우 주 1회 휴진 일을 정해 쉬라고 권고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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