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동·청소년 10명 중 6명은 지나치게 공부를 많이 하며 2명은 잠이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행복한 아이’는 5명 중 1명이 채 되지 않았다.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 아동행복지수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2일 공개했다. 초록우산은 지난해 12월 전국 초등학교 1학년~고등학교 2학년 1만140명을 대상으로 △수면 △공부 △미디어 △운동 등 4개 생활 영역에서 균형 잡힌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65.1%는 해당 연령에 권장되는 시간보다 더 많이 공부하는 ‘과다 공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같은 조사에선 ‘과다공부’ 비율이 48%였는데 3년 새 17%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반면 수면 시간은 짧았다. 18.8%는 해당 연령대의 권장 시간보다 적게 잤다. 상대적으로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초등 1~3학년을 제외하면 4명 중 1명(25.2%)이 과소 수면 상태였다. 불면 증세를 겪는 아이의 비율도 13.1%에 이르렀다. 불면을 겪는 아이들 중 26.7%는 공부·과제 등 할 일이 많아서, 또는 내일 할 일 등 걱정이 많아서 잠들지 못한다고 했다.
초록우산은 생활시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아동행복지수(100점 만점)도 산출했다. 4가지 생활 영역 모두 권장 수준 내에서 이뤄지고 있으면 100점, 4영역 모두 너무 많거나 적게 하고 있으면 0점이 매겨진다. 지난해 12월 수행한 ‘2024 아동행복지수’ 조사에 따르면 아이들의 평균 행복지수는 45.3점에 불과했다. 초록우산은 행복지수가 75점 이상인 경우를 ‘행복지수 상(上)’으로 분류하는데, 75점 이상을 받은 아이는 17.5%에 불과했다. 나머지 82.5%는 행복지수 ‘중’이나 ‘하’를 받아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이다.
실제로 행복지수가 높은 아이들일수록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행복지수가 100점인 아이들은 10점 만점으로 얼마나 행복한지 묻는 질문(주관적 행복감)에 평균 8.2점을 매겼다. 반면 행복지수가 0점인 아이들은 주관적 행복감이 6.3점에 불과했다.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 아동·청소년 중 9.6%는 충동적으로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했다. 2021년 4.4%에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부모에게 공부에 대한 압박을 받는 아이들의 경우 자살 생각을 해본 적 있다는 비율이 10.8%로, 그렇지 않은 아이들(8.8%)보다 더 높았다. 공부 압박을 겪고 있는 아이들은 아동행복지수가 평균 44.16점으로, 그렇지 않은 아이들(45.95점) 대비 1.79점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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