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에서 경비보안업체 직원을 제압하고 차량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마스터키를 탈취한 특수강도 사건의 범인이 전직 경비업체 직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주경찰서(서장 박동현 경무관)는 7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사건 발생 20시간 만에 검거한 피의자 A 씨(37)는 채무 변제에 압박받던 전직 경비업체 직원”이라며 “동종 업계에서 여러 차례 근무한 경력자”라고 밝혔다.
이어 “탈취한 현금 1943만원 중 채무변제에 사용한 200여만 원을 제외한 1700여만 원을 회수했다”며 “피의자 A 씨는 범행에 앞서 4월 30일과 5월 3일 두 차례 사전 답사를 할 정도로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112 신고 직후 CCTV 분석을 통해 A 씨를 특정한 뒤 A 씨가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강릉에 갔다가 다시 원주의 주거지로 돌아온 직후 주거지 앞에서 검거해 범행을 자백받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 사건이 경찰에 신고 된 5일 오전 2시 52분 이전에 원주시 학성동의 한 경비보안업체 관리실에 미리 침입해 업무용 칸막이 뒤에 숨어 있었다. 이어 경비업체 직원이 순찰하고 관리실로 복귀하자 뒤에서 급습해 순식간에 제압한 뒤 손과 발을 묶었다.
사전 답사 등을 통해 지리감이 밝았던 A 씨는 차량과 현금자동입출금기 마스터키를 빼앗자마자 탈취한 차량으로 농협의 한 지점으로 곧장 이동해 현금 1943만원을 준비해 간 가방에 넣은 뒤 자기 집까지 도보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도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CCTV 분석에 따른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자신의 동선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여러 경로로 돌아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경찰은 공범 여부를 추가 조사한 뒤 특수강도 혐의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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