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 1명당 매월 30만원씩 2년간 총 720만원
민원인 “올해 출산한 가정은 상관 없단 얘긴가”
서울시 “보건복지부 협외, 근거 조례 마련 필요”
서울시가 저출생 극복을 위한 주거 대책 차원에서 아이가 태어난 무주택 가구에 최장 2년간 주거비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자녀를 출산한 무주택 가구에 소득 기준과 부모 나이에 관계없이 출생아 1명당 매월 30만원씩 2년간 총 720만원을 지원한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다태아인 경우 태아 수에 비례해 지원된다.
지원 대상자는 서울에 있는 전세가 7억원 이하, 월세 268만원(보증금에 따라 금액 변동) 이하 주택을 빌려 사는 시민이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한 사람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시는 연간 약 1만 가구가 주거비 지원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책 발표 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원 대상자가 내년부터 아이를 낳는 가구로 한정되면서 올해 출산 예정인 가구가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게 불만의 요지다.
올해 출산 예정인 가정의 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민원인은 지난달 30일 ‘서울시 응답소(시장에게 바란다)’에 올린 글에서 “어제 발표된 서울시 무주택 출산지원 내용을 봤는데 2025년 1월1일 출생부터 신청이 가능하던데 무슨 기준으로 무 자르듯이 딱 정해 놨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평생 서울 살면서 서울에 세금 다 내고 살았는데 올해 출산한 가정은 상관이 없다는 얘기인가. 최소한 공문에 협의 중이라고 써놓으시든가 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안 그래도 집값 비싼 서울에서 인구 빠져나갈까봐 걱정해서 내놓은 대책이라면 인원수를 늘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한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항의에 서울시는 해명을 내놨다. 제도 시행을 위해서는 중앙 정부와의 협의와 서울시의회 조례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지난주 발표한 자녀출산 무주택가구 주거비 지원 사업은 높은 주거비 때문에 서울을 떠나거나 아이 낳기를 포기하는 일을 최소화해 임신 출산을 고민하는 부부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저출생 극복 방안 중의 하나”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책은 저출산에 대응하는 인구대책이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세대에게 미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고자 가용 가능한 재원 범위에서 기간과 대상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어 “다만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협의, 근거 조례 마련 등 사전절차를 거쳐 최종사업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며 “많은 관심으로 보내주시는 고견들이 정책 추진에 큰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드리며 서울시는 앞으로도 저출생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전반적인 가계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지원금 한 푼이 아쉬운 청년 가구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풀이된다.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와 중앙 정부가 각종 저출생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제도 도입 시기와 범위 등에서 한층 더 수혜자 입장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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