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유가족과 청년들 참여
"특별법 통과돼도 우리아이 살아돌아오지 않아"
"더 많은 청년들이 참사 기억토록 변화 만들것"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거리에서 두 번째 어버이날을 맞았다. 현장에 함께한 청년들은 유가족들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어버이날의 의미를 새겼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8일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어버이날 행사를 가졌다. 유가족들과 30여명의 청년들이 현장에 참석해 함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청년들은 ‘다짐의 편지’를 낭독하고 유가족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시간을 가졌다. 청년들이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동안 유가족은 내내 울음을 삼키는 모습이었다.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광경을 바라봤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故) 이상은씨의 아버지 이성환씨는 “어제 퇴근길에 카네이션 꽃다발을 들고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리고 저리고 먹먹했다. 까마귀 울음소리가 ‘아빠, 아빠’ 부르는 소리로 들려왔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울지 않으려고 아침 일찍 일어나 하나뿐인 딸 방에 들어가 울고 나왔는데, 오늘도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별법이 통과됐다고 하지만 우리 아이는 살아돌아올 수 없다. 그래도 용기를 내본다”며 “여기 계신 젊은 청년들을 우리 아들 딸, 그리고 우리 딸이 남긴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세상 만드는 데 한발짝씩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청년 대표로 목소리를 낸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는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두 번의 겨울을 보내고서야 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됐다. 진실을 가리기 위한 길에 첫 발걸음을 시작한 것”이라며 “어버이날을 맞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무너졌을 마음을 끌어안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장 절박한 날들을 보내셨을 유가족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김진서 기본소득당 청년·대학생위원장도 “참사를 기억하는 것이 남은 우리의 책임을 다하고, 또 우리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잇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이라고 포기하지 않고 외치겠다”며 “더 많은 청년과 대학생들이 참사를 기억하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느리더라도 꾸준히 변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슬픔으로 가득했던 첫 번째 봄, 단단한 약속의 두 번째 봄을 지나 다가오는 봄은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모두가 함께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진실과 기억의 봄으로 맞이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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