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10곳 중 9곳 회계공시…‘불참’ 금속노조 “자주성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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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8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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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상반기 회계공시 현황 발표…614개소 완료
양대노총 등 1000인 이상 노조 대상…2023년 납부분
민주노총, 금속노조 불참으로 전년 대비 11.8%p↓
금속노조 "노조 무력화 포석…ILO 정신 부정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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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대형 노동조합 10곳 중 9곳이 올해 상반기 회계공시를 완료했다.

총연맹 차원의 참여 결정에도 ‘보이콧’을 선언한 금속노조는 “정부가 노조 정보를 마음대로 볼 수 있게 한다면 노조 자주성은 심각하게 위협 받는다”며 “노조 민주성과 자주성을 지키겠다”는 강경 입장을 냈다.

◆금속노조 불참으로 민주노총 11.8%p↓…미가맹노조 14.3%p↑

고용노동부는 ‘2024년 노조회계’ 결산 결과 등록기간인 지난 3월1일부터 4월30일까지 2개월 간 조합원수 1000인 이상 노조와 그 산하조직 736개소 중 614개소가 회계 공시를 완료했다고 8일 밝혔다.

노조 회계 공시 제도는 법 개정을 통해 지난해 10월1일부터 시행된 제도로, 노조의 직전 회계연도 결산결과를 정부의 회계 공시 시스템에 공표하도록 하는 제도다.

공시가 의무는 아니지만 조합원 1000명 이상의 양대노총과 그 산하 조직 등은 회계를 공시해야 조합비의 15%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원칙적으로 회계는 노동조합법 시행령에 따라 매년 4월30일까지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노조 합병·분할·해산 등 부득이한 사유 또는 회계연도 종료일이 12월31일이 아닌 경우 9월30일까지 공시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하반기 추가 공시기간에 공시할 예정인 49개소를 제외하면 상반기 공시대상은 687개소로, 이를 기준으로 할 때 상반기 공시율은 89.4%다. 올해 전체 공시 대상 736개 기준으로는 83.4%다.

노조 단체별로는 민주노총 참가율이 지난해 94.3%에서 올 상반기 82.5%로 11.8%포인트(p)가량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금속노조와 그 소속 산하조직이 공시에 불참한 데 따른 결과다.

금속노조는 이날 발표 직후 “고용부가 밝힌 회계 공시 결과는 노조 무력화 포석”이라며 “노조 민주성과 자주성을 지키겠다”고 성명을 냈다.

이들은 “정부가 노조 정보를 마음대로 볼 수 있게 한다면 노조 자주성은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자본에 대한 노조 독립성을 의미하는 ‘노조 자치주의’와 국가 간섭을 예방하는 노사 자율의 원칙은 한국이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의 기본 원리”라며 “회계 공시 강요와 조합비 세액 공제 배제는 ILO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가맹 노조의 공시율은 97.6%로, 지난해 94.0%보다 3.6%p 증가했다.

또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등이 새롭게 결산결과를 공시하고, 미가맹 노조들의 공시율도 지난해 77.2%보다 14.3%p 상승한 91.5%로 집계됐다.

◆‘총수입 1위’ 민주노총 224억…조합비 수입이 가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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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들의 총 수입은 6408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은 137억원, 민주노총은 224억원을 공시했다. 노조당 평균 수입은 10억4000만원, 중위 수입은 4억3000만원이다.

이 중 조합비가 5800억원으로, 전체 수입 중 조합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90.5%였다. 이어 기타수입(5.8%), 수익사업수익(2.5%), 후원금(0.9%)으로 나타났다.

조합비 수입이 가장 많은 곳은 민주노총(223억원)이었다. 전국교직원노조(151억원), 공공운수노조(147억원), 보건의료노조(145억원), 전국철도노조(14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 소속으로는 전국우정노조가 101억원으로 조합비 수입이 가장 컸다. 전국금융산업노조 NH농협지부(86억원), KT노조(7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1000인 이상 노조들의 지출 총액은 6316억원이었다. 노조당 평균 지출은 10억3000만원, 중위 지출은 3억7000만원이다.

주요 지출 항목은 인건비가 1088억원(17.2%)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조직사업비(9.8%), 교섭쟁의사업비(6.0%), 업무추진비(4.6%) 등이었다.

한편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공시한 567개 노조의 2년 간 결산 결과를 비교하면 총수입은 6159억원에서 6222억원으로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사업수익은 2022년 113억원에서 2023년 153억원으로 36.0% 증가한 반면, 보조금 수입은 55억원에서 21억원으로 60.9% 감소했다.

또 이들의 인건비는 평균 6.1%(1200만원) 줄었으나, 교섭쟁의사업비(11.3%), 교육홍보사업비(10.3%), 총회 등 대회비(1.4%)를 중심으로 평균 지출이 늘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올해는 회계공시 2년 차로 대다수의 노조가 투명성과 민주성 제고, 조합원과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회계 공시에 참여했다”며 “참여하지 않은 노조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향후 적극 참여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회계 공시제도가 현장의 공감을 바탕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컨설팅과 교육 등 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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