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이소울] 〈4〉 공동육아 나눔터
강남구, 돌봄 품앗이 모임 지원… 육아 정보 공유하고 공감대 형성
15개 모임 월 2∼4회 활동… 8월 수서역 인근에 추가 개관
“사교육 대신 서로 가진 재능을 공유해 엄마들끼리 육아를 도와보자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어요.”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가족지원센터에선 지인 4명이 모여 육아를 품앗이 하는 ‘슬기로운 아이’ 정기모임이 열렸다. 이곳에서 만난 송정현 씨는 “엄마들이 돌아가면서 모임을 진행하다 보니 육아 부담을 크게 덜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센터 1층 공동육아 나눔터에선 이번 모임을 진행하는 장은영 씨가 아이 4명에게 독후 활동 수업을 하고 있었다. 장 씨는 책을 다 읽어준 뒤 “어떻게 하면 물을 아낄 수 있을지 써볼까”라며 물방울 모양의 종이를 나눠줬다. 아이들은 양치, 세수 등 일상생활에서 물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또박또박 적었다. 장 씨는 “오늘 읽은 책 주제에 맞춰 독후 활동을 준비해왔다”며 “엄마들이 돌아가면서 피아노나 보드게임, 독후 활동, 명상 등을 준비해 함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녀 돌봄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공동육아 나눔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강남구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개포동 공동육아 나눔터 외에 수서점을 추가로 개관할 예정이다.
● 부모가 품앗이로 교육
2011년 강남구 가족센터 1층에 처음 문을 연 공동육아 나눔터는 관내 초등학교 저학년과 부모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현재 3∼5가정 이내로 구성된 약 15개의 품앗이 모임이 활동하고 있다. 품앗이마다 월초에 활동 계획을 제출하고 매달 2∼4회 활동한다. 품앗이로 선정되면 활동 지원비로 가정당 한 달에 1만 원이 지급된다.
이날 모인 ‘슬기로운 아이’ 품앗이는 5년 전 동네 놀이터에서 만난 학부모 4명이 친해져 공동육아로까지 이어졌다. 수업 내용은 진행을 담당하는 학부모가 정한다. ‘화’라는 감정에 대해 알아보고, 화가 날 때 어떻게 대처할지 배우기도 하고, 빈 게임판에 퍼즐을 맞추며 다양한 모양 변화를 알아보는 등 자유롭게 진행된다. 품앗이에 참여하고 있는 유지연 씨는 “요즘은 학원을 가야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분위기지만 슬기로운 아이 모임을 통해 아이들끼리 모여 놀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 수서역 인근에 나눔터 추가 조성
슬기로운 아이에 참여하는 학부모들은 공동육아 나눔터를 통해 육아 부담을 덜었다고 입을 모았다. 송 씨는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를 둔 엄마들끼리 모여 육아 정보도 공유하고 어려운 점들도 이야기하다 보니 공감대도 형성됐다”고 했다.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조아란 양(10)은 “너무 재미있어 하루에 세 번씩 수업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돌봄 품앗이에 참여하는 인원도 크게 늘었다. 강남구에 따르면 2022년 품앗이에 참여한 누적 인원은 1616명이었지만 지난해 2232명으로 늘었다. 구는 이 같은 공동육아 나눔터를 올해 8월 수서역 인근에 추가로 개소한다는 계획이다.
또 연 30회 품앗이에 참여하는 회원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부모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 업사이클, 영유아 오감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맞벌이, 한부모, 다자녀 가정 등 양육 공백이 생길 수 있는 가정에 전문 인력을 보내 아이를 돌봐주는 ‘아이 돌보미 서비스 사업’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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