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의대생 최모 씨(25·구속)에게 살해당한 여자친구가 지난달 팔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 씨가 여자친구의 부상에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최 씨 조사에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도 추진하기로 했다.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자는 지난달 오른쪽 팔 부상으로 경기 지역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피해자의 한 지인은 이날 “당시 피해자가 ‘아프다’며 병원에 갔는데 두서없이 말하는 등 감정적으로 매우 격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해당 여성이 부상을 당하는 과정에 최 씨가 관련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다만 현재로선 살인 외에 다른 혐의는 최 씨에게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10일 최 씨에게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보내 면담하고 사이코패스 진단 등 각종 심리 검사를 시도한다. 최 씨가 의대에서 한 차례 유급한 뒤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점 등이 범행 동기로 지목되고 있지만,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사건 전후 심리 상태와 성향을 분석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다만 이런 검사는 최 씨가 동의해야 가능하다. 최 씨는 8일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 씨가 범행을 얼마나 오래 계획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최 씨 측은 ‘계획 범행은 맞지만 오래 계획하진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미리 챙겨왔던 다른 옷으로 범행 직후 갈아입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찰은 최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다. 결과가 나오는 데는 7~10일가량 걸린다.
당초 최 씨의 신상 공개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서울경찰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는 열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유족 측 입장 등 종합적인 검토를 한 결과 신상공개위는 개최하지 않는 걸로 검토했다”며 “(최 씨와 함께) 피해자의 신상도 온라인에 유포되는 상황이라서 2차 가해 우려 등 여러 요건을 신중히 검토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 씨가 재학하는 대학은 그에 대한 내부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해당 대학 학칙에 따르면 징계 절차에 들어가려면 본인 진술이 있어야 하지만, 필요한 경우엔 이를 생략하고 징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학교 측이 무기정학이나 제적 등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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