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보호소에서 불법 고문 방식인 이른바 ‘새우꺾기’를 수차례 당한 모로코 국적의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김영수 판사는 9일 A 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그는 2022년 12월 국가에 4000만 원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했다.
김 판사는 이날 “속칭 ‘새우꺾기’ 방식으로 보호장비를 사용하는 것은 피보호자의 신체에 상당한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비인도적 조치”라고 했다. 이어 “피보호자에 대한 강제력을 행사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보호장비로 ‘수갑, 포승, 머리보호장비’만을 규정하고 있지만 케이블타이나 박스테이프는 포함돼 있지 않다”며 “법령에 근거가 없는 방식으로 장비를 사용한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난민 신청자 자격으로 우리나라에 머물던 A 씨는 2021년 3월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화성외국인 보호소에 구금됐다. 이때 A 씨는 보호소 직원으로부터 새우꺾기 등을 당했다고 한다. 새우꺾기는 손과 발을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운 뒤 손발을 포승줄로 연결해 배가 바닥에 닿은 U자 형태로 몸을 고정시키는 것이다. 또 직원들은 A 씨에게 헬멧을 씌운 뒤 박스테이프를 칭칭 감아 머리와 헬멧을 고정시키고 케이블타이로 헬멧을 조인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 사건은 2021년 9월 사단법인 두루 등이 A 씨가 새우꺾기를 당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당시 법무부는 “(수갑, 포승줄, 헬멧 등) 보호장비는 A 씨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사용한 것이며 다른 방법으로는 A 씨의 자해와 시설물 파손을 제지할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A 씨에게 법령에 근거 없는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개선책 마련을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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