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 심각]
피해자 2차가해 우려 등 감안
경찰, 가해자 사이코패스 검사 추진
범행 숨겨 피해자 90분 늦게 발견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의대생 최모 씨(25·구속·사진)에게 살해당한 여자친구가 지난달 팔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 씨가 여자친구의 부상에 관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는 한편,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도 추진하기로 했다. 최 씨는 경찰 출동 당시 범행 사실은 알리지 않아 피해자가 발견되는 데엔 약 1시간 반이 지체되기도 했다.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자는 지난달 오른쪽 팔 부상으로 경기 지역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피해자의 한 지인은 “당시 피해자가 ‘아프다’며 병원에 갔는데 두서없이 말하는 등 감정적으로 격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서초경찰서는 해당 여성이 부상을 당하는 과정에 최 씨가 관련됐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10일 최 씨에게 프로파일러를 보내 면담하고 사이코패스 진단 등 각종 심리 검사를 시도한다. 최 씨가 의대에서 한 차례 유급한 뒤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점 등이 범행 동기로 지목되고 있지만,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사건 전후 심리 상태와 성향을 분석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최 씨는 심신미약 상태를 주장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범행 직후 미리 챙겨왔던 다른 옷으로 갈아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 씨는 당초 범행 사실은 숨긴 채 투신 소동으로만 구조된 뒤 파출소에서 현장에 두고 온 소지품에 대해 언급하다가 뒤늦게 덜미를 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 파출소에 온 뒤 한동안 진술에 비협조적이던 최 씨는 경찰의 설득으로 부모와 통화를 했다. 이 통화에서 최 씨가 두고 온 복용 약, 가방 등에 대해 언급하자 이를 찾으러 현장에 다시 간 경찰이 피해자를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90분가량이 지체됐다. 경찰은 최 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다.
당초 최 씨의 신상 공개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서울경찰청은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는 열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피해자의 신상도 온라인에 유포되는 상황이어서 2차 가해 우려 등 여러 요건을 신중히 검토한 결과다. 최 씨가 재학하는 대학은 그에 대한 무기정학, 제적 등 내부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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