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5~39세 맞벌이 부부 10쌍 중 4쌍은 자녀가 없는 ‘딩크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서 무자녀 부부 비중이 높았는데 연구기관은 높은 집값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낸 ‘지난 10년간 무자녀 부부의 특성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가구주(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이)가 25~39세인 젊은층 기혼 가구 중 27.1%는 자녀가 없었다. 2013년(22.2%)과 비교하면 무자녀 비중은 9년사이에 4.9%포인트 늘었다.
부부가 맞벌이인 경우에는 무자녀 비율이 더 높았다. 젊은 맞벌이 부부 중 무자녀 비중은 2013년 21.0%에서 2022년 36.3%로 15.3% 증가했다. 반면 외벌이의 경우 무자녀 비중이 같은 기간 12.3%에서 13.5%로 소폭 올랐을 뿐 큰 변화는 없었다. 자녀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가 크게 늘어난 것인데 연구원은 “직장 업무와 출산 및 양육을 병행하기 어려워 경제 활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원은 집값이 출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내놨다. ‘내 집’을 보유한 비율은 유자녀 부부의 경우 52%로 과반이었지만 무자녀 부부는 34.6%에 불과해 17.4%포인트 차이가 났다. 연구원은 “주거 불안정성이 무자녀 부부의 출산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은 전체 부부 중 무자녀 부부 비중이 45.2%로 강원(21.5%), 경기(20.5%)의 2배 이상이었다. 연구원은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무자녀 부부 비중은 모두 20%대”라며 “무자녀 부부 비중이 서울의 높은 주택가격 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또 무자녀 부부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주거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자녀 부부 중 아이를 한 명만 낳는 경우도 늘고 있다. 유자녀 부부 중 부부와 자녀 한 명으로 이뤄진 3인 가구 비중은 2013년 42.4%에서 2022년 56.3%로 늘었다. 반면 자녀 둘 이상으로 이뤄진 4인 이상 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57.6%에서 43.7%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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