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보건소 소속 50대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직원은 자신의 상사가 어린 직원들 앞에서 자신을 모욕하는 등 괴롭힘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강북구청 보건소 소속 공무원 A 씨(50대)는 지난 1일 사망한 채 발견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이날 A 씨는 사망하기 전 ‘OOO 과장에게 남긴 유서’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고 전했다. 일기 형식 등으로 작성된 이 유서는 수십 페이지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조직개편 관련) 의견이 달라 과장님하고 부딪힌 게 결과적으로 나를 초라하고 피폐해지게 만들었다.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직원들 앞에서 날 비난하고 팀장으로서 우리 팀을 끌고 갈 수 없을 정도로 사사건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며 “결국은 직장 내에서 31년 근속하고 열심히 살아간 저를 병X으로 만들어놓았다. 좋으신가”라고 물었다.
A 씨는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타깃이 되거나 의견을 달리하면 아이들(후배들) 앞에서 병X으로 교만하게 만들어 과 전체적으로 저를 왕따로 만들어 놓으시니 좋으신가. 저도 후회된다”며 “혼자 묻고 가기 억울할 정도라 살짝 남기고 간다. 조금은 알고 가시라고”라고 전했다.
A 씨는 노트에 일기 형식으로 작성한 유언장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월 19일 “우리 팀 업무 모두 냉정하게 대해서 팀장으로서 설 자리가 없다”며 “혼자서 너무 외롭고 힘들다. 나의 힘듦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등을 돌린다”고 적혀 있었다.
공무원노조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더 이상 직장 갑질로 인해 세상을 떠나는 공무원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갑질 신고 시 피해자 보호 조치를 적극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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