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사복 차림으로 등교하다 교사에게 제지당하자, 교사를 폭행하고 욕설한 고등학생이 경찰에 입건됐다.
14일 제주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서귀포시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 군(16)은 지난달 19일 오전 8시 30분경 사복을 입고 등교하던 자신을 제지한 교사를 두 손으로 밀치고 욕설했다.
교사는 사건 당일 경찰에 A 군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폭행과 모욕 혐의로 입건된 A 군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은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이 사안 관련 지난 9일 지역교권보호위원회도 열렸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사건 당일 학생과 교사 간 분리 조치는 즉각 이뤄졌다”며 “특별 휴가를 비롯해 피해 교사가 받을 수 있는 지원에 대해서도 안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총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가해 학생이 반복적으로 교칙을 위반한 것은 물론 이를 지적하는 교사에게 욕설하고 폭행까지 가하는 등 심각한 교권 침해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가 공론화된 후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기다리는 동안 조롱, 인격모독 등 교권 침해가 계속됐다”며 “피해 교사는 정신적·육체적으로 피폐해져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교총은 “지난해 서울 서이초에서 발생한 교사의 극단적 선택을 계기로 교권 침해 문제가 공론화돼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있었음에도 교권 침해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 교육현장에서 여전히 일상적으로 교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권 침해에 대한 처벌이 주로 학생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교사 권리 보호가 소홀해지고 있다”며 대책으로 부모 상담과 책임 조치 강화, 즉각적인 대응 프로토콜 마련, 가해 학생에 대한 교육과 분리 조치 강화, 교권 침해에 대한 처벌 강화와 교권 보호를 위한 법적·재정적 지원 확대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조치들이 철저히 이행되면 교사들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에서 교육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에게도 책임 있는 행동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0